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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게임업계 3년 만에 9개 기업 ‘노조’ 결성… “공정한 평가와 분배 이뤄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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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보연 기자
입력 : 2021.04.08 18:00 ㅣ 수정 : 2021.04.08 18:00

52시간 근무제 이후에도 처우 나아지지 않아 불만 쌓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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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테크노밸리[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염보연 기자] 판교 테크노밸리에 노조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7일 IT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초 3D 온라인 게임 '뮤'(MU) IP(지적재산)로 유명한 중견 게임사 웹젠 직원들은 최근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노조 측은 “지난해 노사 공동노력으로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등 많은 성과를 이뤘는데, 공정한 평가와 투명한 분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사측에 평가 기준 공개, 불투명한 조직 운영 개방, 노사 임직원 간 공정한 소통 등을 요구하고 있다.

 

웹젠 노조에 앞서 지난달 한글과컴퓨터와 카카오뱅크에 노조가 생기는 등 올해만 IT·게임 업계에 3개의 노조가 생겼다. 

 

올해 IT·게임 분야의 노조 설립에는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몰고 온  호황이 큰 영향을 미쳤다. 대다수 기업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는데, 사측이 수익을 공정하게 배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2004년 자진 해산했다가 17년 만에 재결성한 한컴 노조는 출범 선언문에서 "최근 수년간 강도를 높이기만 했던 매출 압박을 달성하기 위해 불가능에 가까운 일정에 따라야 했고, 포괄임금제라는 미명 하에 대가 없는 야간 근로를 강요받았다"며 "모든 노력은 정당한 보상이 아니라, 극소수를 위한 돈 잔치로 돌아왔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한컴 측에 투명하고 시스템화된 정당한 평가·승진 및 인사, 포괄임금제 폐지 등을 요구했다.

 

카카오뱅크 노조 역시 마찬가지다. 카뱅 노조는 보도자료에서 “카뱅은 작년에 전년 대비 8.3배 늘어난 당기순이익 1136억원이라는 실적을 기록했고, 임직원이 모두 노력한 결과”라며 “그 결실이 공정한 기준의 보상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IT·게임업계 노조는 2018년 처음 생기기 시작했다.

 

2018년에 네이버·카카오·넥슨·스마일게이트·안랩에 노조가 만들어졌고, 지난해 엑스엘게임즈에 이어 올해 카뱅·한컴·웹젠 노조가 생겼다. 업계는 2018년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IT·게임업계도 처우나 근무 환경이 개선될 줄 알았는데, 크게 달라진 게 없었던 탓에 자연스레 노조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가 지난해 10∼11월 판교 지역에서 IT 노동자 노동환경 실태를 조사해보니 응답자 809명 중 약 46%가 “포괄임금제가 여전히 시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32%는 주 52시간을 초과해 근무하고 있다고 답했고, 47%의 응답자가 성희롱을 포함한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하거나 목격했다고 전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측은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중소 규모 IT·게임 회사의 노동자 권리 보장을 위해 업종별 공동 집단교섭, 업종별 최저임금제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IT·게임 기업이 생긴 지 20∼30년이 되면서 연봉도 기존 제조업 대기업 수준으로 올라가고 근속 연수도 늘어나니 자연스레 노동권 목소리도 높아지는 것”이라며 “건강한 환경을 만드는 흐름이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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