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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온(ON), 부진 털고 새롭게 도약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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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슬 기자
입력 : 2021.03.25 11:54 ㅣ 수정 : 2021.03.25 15:52

신동빈 야심작으로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첫발부터 '삐끗' / 출범 1년 넘었지만 존재감 '미미'…부랴부랴 "혁신" 약속 / 특색있는 서비스 無-경직된 조직문화 탓…"변화만이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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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사진=롯데쇼핑]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야심작으로 꼽히던 온라인 쇼핑 플랫폼 '롯데온(ON)'이 좀체 맥을 못 추고 있다. 3조원이라는 거금을 투입해 출범시켰지만, 1년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존재감은 여전히 미미하다. 경쟁사인 쿠팡과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와 비교하면 '결과가 참담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롯데온을 운영하는 롯데쇼핑도 이같은 심각성을 잘 알고 있다. 지난 23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롯데온의 혁신을 약속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롯데쇼핑이 내놓은 해법엔 여전히 의문 부호가 붙는다. 외부 전문가를 수혈해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큰 틀이지만, 조직문화의 변화가 없다면 제대로 된 경영활동을 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 '시스템 안정화' 됐지만…서비스는 특색 없어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해 4월 유통계열사 7개의 온라인몰을 한데 모은 ‘롯데온’을 선보였다. 하지만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출범 첫날 트래픽 과부화 문제로 사이트가 먹통이 되는 등 시스템 불안정으로 논란이 일었다.

 

이후 롯데쇼핑은 롯데온의 시스템 안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고, 현재는 버벅거림이나 느린 현상 등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오픈 초기 평균 1점이던 롯데온 애플리케이션(앱) 별점은 현재 3.2점으로 올랐다.

 

20대 직장인 A씨는 “평소 쿠팡, 롯데온, 쓱(SSG닷컴 모두 이용하는데, 롯데온으로 쇼핑할 때 큰 불편사항은 없다”고 했다.

 

그렇다고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다. 소비자들을 사로잡만한 특색있는 서비스가 없다는 것도 롯데온이 고전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A씨는 “롯데온은 빠른 배송서비스가 따로 없어 급할 때는 쿠팡 로켓배송을 이용한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도 “신세계그룹은 스타필드, 현대백화점그룹은 더현대 서울 등 최근 유통 대기업들이 고객들에게 쇼핑보다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며 “하지만, 롯데그룹의 경우 롯데백화점은 과거에 머물러 있고, 롯데온도 남들 하는 만큼만 하는 것으로 보여 아쉽다”고 짚었다. 

 

소비자들에게 쿠팡은 빠른배송, 네이버 쇼핑은 가격비교라는 서비스가 인식돼있지만, 롯데온은 특별히 내세울 서비스가 없는다는 지적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롯데온은 시스템 안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개선작업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안정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면서도 “현재 (로켓배송과 같은) 빠른 배송 서비스는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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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블라인드 캡처]

 

■ 인프라는 좋은데...경직된 조직문화부터 바꿔야

 

롯데의 조직문화도 롯데온 운영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유통산업은 빠르게 변해가는 데 ‘롯데맨’들의 사고는 아직도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롯데는 백화점과 마트, 택배(롯데글로벌로지스) 등 롯데온 운영에 장점이 될 최상의 오프라인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경직된 조직문화 탓에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이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와 취업포털 기업 후기 등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만 살펴봐도 롯데의 조직문화를 비판하는 글이 수두룩하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최근 이베이코리아 직원들 대상으로 블라인드에서 실시한 '어디에 매각되기를 바라는가'란 설문 조사에서 롯데는 11번가를 운영하는 SK텔레콤(SKT)와 SSG닷컴, 사모펀드에 이어 최하위인 4위를 기록했다.

 

몇몇 '롯데맨'들도 이같은 사실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 롯데 한 관계자는 “롯데온은 출범하기 전부터 그룹 차원에서 특별히 신경 써오던 사업이라 사공이 많았다”며 “사공이 많아 이견 조율이 힘들었던 게 롯데온에 독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최근 신동빈 회장이 “단맛만 보던 호시절은 잊어라”고 주문한 것도 경직성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다. 다만 아직은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지 미지수다. 그 첫 시험대가 현재 공석인 롯데온의 수장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외부 인사를 영입해 롯데온을 맡길 예정인데, 그가 얼마나 마음껏 경영활동을 펼치고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만약 이번에도 롯데온이 실패한다면 자칫 ‘롯데의 경직된 조직문화는 바꿀 수 없다’로 귀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다른 대기업 중 월급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정년 보장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사실상 종신 고용제라 볼 수 있는데, 이는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롯데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과 같다. 변화만이 살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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