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장원수 기자] 한국투자증권은 15일 NAVER에 대해 쿠팡의 미국 상장으로 네이버 쇼핑 등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가치가 재조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이 미국 증시에서 성공적인 데뷔를 했다”면서 “쿠팡의 공모가는 35달러로 결정됐는데 3월 11일 40.7% 상승한 49.25달러로 거래를 마감해 시가총액은 약 886억달러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쿠팡으로 인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 대한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부의 가치도 재평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호윤 연구원은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쿠팡과 NAVER는 각각 다른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며 “쿠팡은 주로 직매입을 통해 고객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하며 이용자를 확보하고, 멤버쉽과 로켓배송(당일배송)이라고 하는 물류경쟁력으로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면서 다른 오픈마켓 사업자들과의 격차를 벌렸다”고 지적했다.
정 연구원은 “쿠팡의 이용자는 2018년 916만명에서 지난해 1485만명으로 62.1% 증가했고, 객단가도 127달러에서 256달러로 2배 이상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며 전략이 잘 맞아떨어졌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반면 네이버는 플랫폼 역할을 고수하고 있다. 네이버 쇼핑에는 네이버가 자체적으로 소상공인을 위해 제공하는 서비스인 스마트스토어의 상품들과 외부 개인쇼핑몰의 제품들, 쿠팡, 11번가, G마켓 등 타 오픈마켓의 상품들이 노출된다”며 “네이버는 이들로부터 광고비 혹은 2% 수준의 판매 수수료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쇼핑의 지난해 거래액은 약 27조원 수준으로 판단되며 이중 17조원이 스마트스토어의 거래액, 나머지는 외부 쇼핑몰의 거래액으로 추정된다”고 부연했다.
그는 “쿠팡 성장에 따른 리스크 요인은 존재한다”며 “현재 네이버 쇼핑의 MAU(월 순수 이용자)는 20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며 쿠팡의 MAU는 2020년 1450만명으로 빠르게 네이버를 쫓아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상태에서 쿠팡의 MAU가 더욱 늘어나고 충분한 충성고객을 확보했다고 생각할 경우 예전처럼 다시 네이버 쇼핑에 상품을 노출시키지 않는 등 협력관계가 깨질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네이버의 상황과 전략을 볼 때 쿠팡과의 오월동주가 끝난다고 하더라도 리스크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네이버 쇼핑의 성장을 견인하는 것은 주로 스마트스토어로 지난해 4분기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은 전년 동기대비 76%, 12월에는 91%의 고성장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스토어 육성전략과 플러스 멤버십·CJ대한통운과의 협력을 통한 물류 경쟁력 강화 등 자생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네이버 커머스 사업부 가치는 약 16조원으로 작년 추정 거래액 27조원 대비 58.8% 수준에 불과하다”며 “현재 쿠팡의 시가총액이 작년 거래액 대비로 4배 이상이기에 저평가 상태”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