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경북 포항=황진영 기자] 도덕성·소통과 타협·추진력·판단력 이 중 정치인에게 요구되는 가장 큰 덕목은 무엇일까? 여기서 도덕성과 판단력은 정치인이 갖춰야할 기본적 덕목 중 단연 으뜸이 되야 된다.
기자는 무소속 김병욱(경북 포항 남·울릉) 의원이 최근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감형’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 과연 ‘온당한 처사’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
김병욱 의원은 경북 포항시 남구와 울릉군을 지역구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름을 올려 됐다. 당시 지역구에서는 다년간 비서와 보좌관으로 활동하며, 국회생활 13년 경력이 있는 김 의원이 경험을 바탕으로 포항과 울릉에 변화와 미래를 위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젊은 정치인으로서 본인의 철학과 신념으로 임할 것이라는 기대로 높이 평가받았다.
하지만 현재 지역구 民들의 선택을 받은 대표로 국회의원 뱃지를 달고 있는 김 의원의 지난 날의 언행을 되 짚어 보면 과연 13년 간 국회 생활을 하며 무엇을 배웠을지, 아마 솔직함이 전혀 없는 썩어빠진 ‘구태정치’를 국회 생활 13년 동안 배워온 것 아닌지도 모른다.
김 의원은 21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지난해 4월 2~14일) 전인 지난해 3월 21일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소속 박명재 전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확성장치가 연결된 마이크를 이용해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150만원에 처해졌다.
이런 상황에 최근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김의원은 감형을 주장하여 지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구차한 모습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고 있다.
어쩌면 김 의원이 법의 심판대 앞에서 감형 주장을 하기 전, 본인이 지역구로 활동하고 있는 시민들께 사죄하는 진솔한 모습을 보였다면 기자가 여기서 말하는 정치인으로서 참된 덕목을 쌓았다는 호평을 받으며. 칭찬일색 이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앞서 시간을 거슬러 포항과 ‘썩은 땅’ 막말 논란을 되짚어 보면 김 의원은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 시절 성명서를 통해 ‘세심하지 못했던 저의 단어선택으로 인해 오해를 불러일으켜 포항시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형식적인 사과는 여기까지였다. ‘일부에서 온갖 상상력을 동원해 저의 말과 그 의미를 왜곡하고, 호도하는 마타도어로 선거분위기를 혼탁하게 만들고 있는것에 개탄을 금할 길이 없다’는 구차한 변명으로 자신의 잘못을 시민과 일부 언론의 책임으로 몰아가는 듯한 성명은 오히려 논란만 가중시켰다.
이 역시 마찬가지 막말 논란이 불거졌을 때 ‘누구나 다 하는 형식적’ 멘트가 아닌 진솔한 모습으로 시민들앞에 사죄의 글을 올리고, 용서를 구했더라면 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 없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우여곡절을 겪고도 당선되어 국회 뱃지를 착용한 김 의원은 국민의 힘 지도부에 힘을 얻어 청년모임 청년의힘 대표로 임명되는 등 더 이상 도덕성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 여겨졌었다.
그러나 그런 생각도 잠시 지난 1월 6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측이 김 의원이 바른미래당 이학재 의원실 보좌관 시절 인턴 비서 성폭행 사건을 제기하면서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가세연은 당시 ‘충격 김병욱 여비서 강간’이라는 타이틀로 유튜브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며, 사건발생 일시, 경위, 목격자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 등을 공개했다. 사건 소식이 알려지자 김 의원의 지역구 포항과 울릉 지역민들은 비난과 함께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일각에서는 가세연을 향한 신빙성 논란도 제기됐었다.
하지만 이 사태에 김병욱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SNS와 언론사 등에 짧은 입장문만 배포한채로 법적대응을 시사했었다. 본인은 자신을 상대로 제기된 ‘성폭행 의혹에 대해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면서 국민의힘을 탈당한 뒤 현재까지 지역민들 앞에 나서 그 어떤 해명과 사과하는 행보조차 않고 있다.
김병욱 의원은 더이상 추해지기 전에 본인의 정치생명과 직결된 법의 심판대 앞에서만 ‘감형’을 주장하며 호소할 것이 아니라 모든 의혹과 잘못에 대한 것을 두고 지역민들께 머리숙여 진솔된 모습으로 사과부터 하는 법을 배우고, 자기성찰의 시간을 가지는 참된 정치인의 덕목부터 쌓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