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자+강자=?…온·오프 유통 1위 네이버·이마트 동맹 '팝콘각'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오프라인 강자와 온라인 강자가 만나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까.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건 없지만 "검토 중"이란 발표만으로 벌써부터 업계가 들썩인다. 할인점 1위 신세계 이마트와 인터넷쇼핑 점유율 1위 네이버 얘기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와 유통 업계에서는 '네이버-이마트 주식교환설'이 회자되고 있다. 이마트와 네이버가 이르면 다음주 2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할 것이라는 게 주요 내용이다. 여기에 "현재는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진 상태로 세부 사항을 놓고 막바지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내용까지 보태졌다.
이에 대해 양사는 "아직 결정된 사안은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현재 명확하게 결정된 것은 없다"며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면 재공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최대 경쟁자인 쿠팡에 대항하는 전략적 협업'이라는 분석을 내놓으며, 향후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마트와 네이버의 지분 교환이 성사되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쇼핑·유통 사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 나스닥 상장을 통해 공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설 쿠팡의 대항마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마트와 네이버의 지분 동맹은 지난 1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네이버 분당 사옥을 찾아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한성숙 네이버 대표를 만나면서 급물살을 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 2일에는 한성숙 대표가 네이버 밋업 행사에서 "(이마트와) 유통 영역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어떤 부분에서 (협력이) 가능할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 중"이라 밝히기도 했다.
네이버와 이마트간 동맹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쿠팡을 견제하기 위한 차원이란 분석이다.
2020년 기준 네이버쇼핑은 인터넷 쇼핑 점유율 16.6%로, 13%인 쿠팡을 다소 앞선다. 하지만 쿠팡이 오는 11일(현지시각)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만큼 앞으로도 네이버쇼핑이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 낼지는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네이버가 이마트와의 지분 교환을 통해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사업을 펼치게 되면, 쿠팡의 확장세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마트는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채널을 더 넓힐 수 있고, 네이버는 신세계그룹의 다양한 상품군과 물류망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네이버는 CJ그룹 물류계열사인 CJ대한통운과도 협업을 진행 중이라 쿠팡의 로켓배송에 맞서 이마트의 신선식품 등을 빠르게 소비자에게 보내고, 당일배송으로의 확장도 노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