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태 기자 입력 : 2021.03.03 11:31 ㅣ 수정 : 2021.03.03 11:31
삼성·LG·SK 등 대기업 출신도 30% 넘어
[뉴스투데이= 박기태 기자]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창업도 학벌과 경력 등 이른바 스펙에 적잖은 영향을 받는 것일까. 국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의 창업자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소위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와 카이스트(KAIST)를 나온 석학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30% 이상은 삼성을 비롯해 LG와 SK, 대우, 현대, KT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 출신이었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국내 유니콘 기업(예비·아기유니콘 포함) 115개사의 창업자 123명을 조사한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유니콘 기업 창업자 중 출신 대학이 확인된 90명 가운데 SKY와 카이스트 졸업자가 48%(43명)에 달했다. 서울대가 18명(20%)으로 가장 많았고, 카이스트(10명, 11.1%), 연세대(9명, 10%), 고려대(6명, 6.7%) 순이었다.
이 외에 한양대와 포항공대 출신이 각각 4명(4.4%), 3명(3.3%)이었고, 단국대와 서강대, 성균관대, 인하대, 캘리포니아대, 코넬대, 펜실베이니아대, 한국외대 출신은 각 2명으로 조사됐다.
CEO스코어 측은 "벤처기업(스타트업) 역시 일반 기업과 마찬가지로 학벌, 학맥 등이 사업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전 경력을 확인할 수 있는 유니콘 기업 창업자는 총 70명이었다. 이들 가운데 삼성과 LG, SK, 대우, 현대, KT 등 전통 대기업 경력자가 24명으로 전체의 34.3%나 됐다. 교수는 10명(14.3%)이었고, 국내 IT기업과 외국계 컨설팅기업, 의사, 금융 출신도 각각 8명(11.4%), 6명(8.6%), 5명(7.1%), 3명(4.3%) 포진했다.
대기업 경력자 중에서는 범(汎)삼성 출신이 13명(18.6%)으로 가장 많았고, LG그룹과 SK그룹에서 근무했던 유니콘 기업 창업자는 각각 3명(4.3%)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116명(94.3%)으로 여성(7명, 5.7%)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창업 시점 평균 나이는 남성 36.3세, 여성 31세로 여성의 창업이 상대적으로 빨랐다. 현재기준 평균 연령은 남성 43.9세, 여성 36.4세였다.
유니콘 기업 115곳 가운데 가장 많은 업종은 플랫폼이었다. 23곳(20%)이나 됐다. 플랫폼 중에서도 애니메이션·웹툰 플랫폼 기업이 5곳으로 가장 많았고, 금융과 반려동물이 각 3곳으로 뒤를 이었다. 광고와 숙박·여행, 자동차임대업,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부동산, 식음료, 채용서비스, 펀딩 등 다양한 분야의 플랫폼 기업이 포진했다.
플랫폼에 이어 바이오·헬스 업종이 18곳(15.7%)으로 2번째로 많았고 △소프트웨어(16곳) 13.9% △유통(14곳) 12.2% △IT전기전자(9곳) 7.8% △게임(9곳) 7.8% △로봇(4곳) 3.5% △배달·배송(4곳) 3.5% △화장품(4곳) 3.5% △기타(14곳) 12.2% 등 순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