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바이오기업 분석(11)] '더 나은 삶' 꿈꾸는 에이비엘바이오, "이중항체로 암·뇌질환 극복한다"

김연주 기자 입력 : 2021.03.02 17:07 ㅣ 수정 : 2021.03.03 15:52

그랩바디-B·그랩바디-T·그랩바디-I 등 이중항체 플랫폼 보유 /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 활용 항암제·난치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 중 / 이중항체 의약품 시장 규모 2017년 0.2조→2030년 10.5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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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비엘바이오 이상훈 대표. [사진=에이비엘바이오]

 

[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기술을 핵심으로 항암제를 주로 개발하고 있는 회사다. 에이비엘(ABL)은 'A Better Life'의 약자로 '더 나은 삶'을 바라는 회사의 비전이 담겼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2016년 한화케미칼 바이오사업부 연구진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회사다. 이후 설립 2년 만인 2018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IPO)했다. 

 

상장 전부터 미국 제약기업 트리거테라퓨틱스와 동아에스티, 유한양행 등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 활용 항암제 개발 순항…난치성 뇌질환 분야도 도전

 

에이비엘바이오의 미래가치는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이다. 이중항체란 하나의 항체가 서로 다른 2개의 항원에 결합하도록 하는 항체단백질이다. 단일항체가 질병을 유발하는 1개의 인자를 인식하는 것과 달리 이중항체는 2개 이상의 인자에 작용하기 때문에 효능이 우수하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그랩바디-B, 그랩바디-T, 그랩바디-I 등의 이중항체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항암제와 난치성 뇌질환 치료제 등을 개발 중이다. 현재 7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글로벌 이중항체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7년 1억8000만달러(약 2027억원) 규모에서 2030년 93억달러(약 10조5000억원)까지 연평균 34%씩 성장할 전망이다. 

 

에이비엘바이오가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은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을 이용한 항암제 개발이다. 

 

최근 3세대 항암치료제인 면역항암제가 관심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의 미래는 밝다. 단일항체 기반의 면역항암제는 반응률이 15~20%에 불과한 반면, 단일항체보다 높은 결합력과 반응률을 갖춘 이중항체 기반의 면역항암제가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항암제 분야에서 가장 진전이 있는 것은 대장암, 위암, 간암, 담도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ABL001'이다. 올해 말 임상1상 완료를 목표하고 있다. 임상2상은 지난 2019년 에이비엘바이오로부터 국내 개발 및 판권을 넘겨받은 한독이 진행한다. 임상2상에서는 집중적으로 담도암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다. 

 

일반 고형암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는 'ABL503'은 지난 1월 말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1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에이비엘바이오는 미국 내 임상전문기관 6곳에서 환자 36명을 대상으로 ABL503 단독요법의 내약성과 안전성을 평가한다. 

 

중국 아이맵과 공동 개발 중인 ABL111은 위암과 췌장암 치료제로 임상1상 계획을 FDA에 제출한 상태다.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기술은 최근 난치성 뇌질환 치료 분야에서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ABL301은 에이비엘바이오가 파킨슨병 치료제로 개발하는 후보물질이다. 기존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는 혈액뇌관문(BBB)에 막혀 뇌 안으로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지만, ABL301은 '그랩바디-B(Grabody-B)' 플랫폼을 이용해 BBB 투과율을 기존 단독 항체 대비 월등한 수준으로 높여 동물실험에서 효능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이상훈 대표, 글로벌 제약사 연구원 출신…파멥신 창업 경험도

 

에이비엘바이오 이상훈 대표는 서울대학교 사범대 생물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하버드, 스텐포드를 거치며 포닥(포스트닥터, 박사후연구원) 과정을 밟았다. 

 

이후 카이론, 아스트라제네카, 제넨택, 엑셀레시스 등 유수의 글로벌 제약회사 연구원으로 활약하며 항암제 신약 개발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2009년 파멥신을 공동창업하고 2013년에는 한화케미칼에서 바이오사업부 총괄을 역임한 바 있다. 

 

2016년 한화케미칼이 바이오사업을 접은 후 이 대표는 연구진들을 모아 같은해 에이비엘바이오를 창업했다. 

 

■ 2020 매출·영업익 전년도 대비↓…"올해는 기술수출로 기업가치 향상" 기대 

 

에이비엘바이오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019년보다 감소했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2019년 39억8895만원 대비 2.7% 감소한 38억7871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9년 404억2886만원 적자에서 58% 더 떨어진 영업손실 638억8711만원 냈다. 

 

지난 3개월간 에이비엘바이오의 주가는 1월4일 3만2050원을 고점으로 내리막 길을 걸었다. 지난 2월 24일에는 1만9750원으로 최저점을 찍었다. 그러다 2일 ABL111 FDA 임상1상 계획을 제출하면서 주가는 2만원 초반대를 다시 회복하는 모습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에이비엘바이오의 전임상단계 후보물질이 올해 임상1상에 진입하면서 기업가치도 향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ABL-503, ABL-301에 대한 기술수출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 진홍국 연구원은 "암젠은 2018년 ABL-503과 유사한 'FAPx4-1BB' 후보물질을 총 5억4700만달러에 기술을 도입했다"며 "ABL-503도 임상에 진입하면서 기술 수출로 이어질 것을 기대해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ABL-301에 대해서는 "회사가 해외 임상시험수탁기관(CRO) 한 곳을 추가로 섭외해 임상에 진전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올해 1분기에 전임상 데이터 전체를 도출해 기술수출도 다시 타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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