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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의 밀레니얼 세대가 토로한 '코로나가 반가운 설연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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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진 인턴기자
입력 : 2021.02.11 06:46 ㅣ 수정 : 2021.02.12 23:45

밀레니얼 세대들, "정형화된 성공기준에 안 시달려도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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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가족들이 모여 명절을 보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 안혜진 인턴기자] 설 연휴 이후 코로나 19의 대규모 확산을 우려해 정부의 5인이상 집합금지령이 오는 14일까지 연장이 되었다. 따라서 이번 설 기간 동안에 친인척 간의 모임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사적인 모임이 어렵게 되었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하나같이 "코로나가 반갑다"고 입을 모았다. 이러한 자조적 반응은 무엇 때문일까.

 

■ 대학생 B씨, "나름 만족하는 데 세상의 대학 기준은 인서울" / 취준생 C씨, "세상의 기준이 부모님 자존심 돼"

 

올해 20살이 되는 예비대학생 A씨는 아직 최종 발표가 나지 않은 정시결과를 기다리며 속으로는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작년에 친오빠가 수능을 보고 나서 설날에 모였을 때 친척어른들이 모두 대학 어디갔냐고 이야기했다”며 “올해 나는 코로나 덕분에 비교 당하는 일들을 겪지 않아도 되고 넘어갈 것 같아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대학생 B(21,여)씨는 "나름 내가 만족하고 있는 대학교에 재학 중임에도 불구하고 명절 때만 되면 위축감이 든다고 한다"면서 “스스로 만족한다고 해도, 세상이 생각하는 잘나온 대학의 기준은 인 서울이니까 자존감도 낮아지고 위축감이 드는 건 사실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우리 친척어른들은 지원해주시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그 지원해주시는 의도가 모두 인서울에 맞춰져 있는 것 같았다”고 지적했다.

 

인천 서구에 거주하는 취준생 C(27,남)씨는 “물론 코로나로 집에만 있어야 해서 부모님 눈치보는 것도 힘들지만, 차라리 자주 왕래하지 않는 친척들과 이야기하는 것보다 가족들 눈치보는게 더 낫다. 코로나가 이번만큼은 반갑다”고 털어놨다.

 

그는 “내가 안정적인 직장을 나왔고 연봉이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어른들 앞에서 부모님이 뿌듯해 하시는 정도가 다르다, 세상의 기준이 부모님 자존심의 기준이 되는 것도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직장인 D(34,여)씨는 “솔직히 자식들끼리는 서로의 삶에 관심이 없다. 어른들께서만 관심있는 주제다.”며 “우리 집은 모이면 20명이 넘어가고 다 수도권에 살아서 모이지 않기로 했다, 결혼 이야기로 이번 설에는 체하진 않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들은 모두 코로나로 인해 친인척들과의 모임에서 자신의 근황을 털어놓는 것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고 한다.

 

실제로 취업 포털 사람인이 지난해 성인남녀 3507명을 대상으로 ‘설명절 스트레스를 받는지’에 대한 여부를 조사해보았더니 58.3%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응답했다.

 

이중 ‘미혼자’들이 꼽은 이유로는 ‘어른들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서’와 ‘근황을 묻는 과도한 관심이 싫어서’가 나란히 1,2위로 꼽혔다.

 

■ 밀레니얼 세대의 하소연은 '소외감'에서 벗어나려는 발버둥

 

대부분 ‘밀레니얼 세대’들이 설연휴에 이뤄지는 친인척과의 만남에 대해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성공의 기준이 정형화 되어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취업준비생 1851명을 대상으로 ‘명절에 스트레스 받는 요인’에 대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연휴에도 이어지는 취업 부담감’이 54.4%를 차지했고 뒤이어 ‘취업하지 못해 떳떳하지 못해서(48.2)’, ‘잘나가는 친척들과 나의 처지가 비교되어서(22.4%)’ 라는 답변들이 이어졌다.

 

이처럼 대학은 인서울, 직장은 안정적이게, 결혼은 늦어도 30대 중반 등과 같은 '정형화된 성공 기준'은 대다수 밀레니얼 세대의 소외감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가 반갑다’는 밀레니얼 세대의 하소연은 그러한 소외감에서 벗어나려는 발버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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