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입력 : 2021.02.08 14:53 ㅣ 수정 : 2021.02.09 10:28
미 바이든 정부가 들어선 시기 고려 시 북한의 반발 고조 또는 군사도발도 예상되는 상황
[뉴스투데이=김희철 칼럼니스트]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 1월27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군의 입장에서는 연합훈련을 시행한다는 생각으로 하나하나 준비하고 있다"며 "전반기 연합 지휘소훈련을 어떻게 시행할지 연합사와 긴밀하게 협의·조율하고 있다"고 북한군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처음으로 밝혔다.
반면에 북한은 금년 1월에 개최된 8차 당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남측 태도에 따라 '3년 전 봄날'로 돌아갈 수 있다면서 연합훈련 중단 등을 선결 조건으로 내세웠다.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한미연합훈련을 자신들의 안보 위협 요인으로 인식할 수도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요구한 연합훈련 중단 문제와 관련 "심각한 군사적 긴장으로 가지 않도록 우리가 지혜롭고 유연하게 해법을 찾기를 기대한다"면서 "한국 정부의 문제만이 아니라 북쪽의 시각도 유연하게 열려 있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북한이 8차 당대회 등을 통해 관계를 3년 전 봄날로 되돌리려면 훈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이 통일부 장관도 유연한 해법을 기대하는 가운데 국방부는 시행 방안을 한미연합사령부와 조율 중이다.
그러나 미 바이든 정부가 들어선 시기를 함께 고려할 때 연합훈련 일정과 참여 인원 규모 등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북한의 반발 등 갈등 수위가 고조되거나 심지어 모종의 군사도발도 감행할 것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 C4I체계로 연결하면 태평양, 일본 및 한반도의 각 부대에서 연합훈련 참여 가능
한미연합훈련은 1953년 7월 정전협정이 체결되자 미군 등 유엔군 철수에 따른 안보 불안 심리를 해소하고 한미 양국의 군사대비태세 확립을 목적으로 1954년부터 시작됐다.
이후 포커스 렌즈-프리덤 볼트-팀스피릿-연합전시증원(RSOI)연습-키리졸브(KR) 및 프리덤가디언(FG)연습 등 다양한 명칭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2018년 6월12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가진 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연합훈련 중지 및 유예 방안이 나왔고, 이후 키리졸브와 프리덤가디언 등은 폐지됐다.
남・북・미 정상회담이 진행되어 연합훈련이 폐지된 가운데 그 다음해인 2019년에는 에이브럼스 연합사령관과 박한기 전 합참의장의 노력으로 '동맹 19-1' 훈련이 처음 시행됐으나 이후 '동맹'이란 명칭도 사라졌다. 지금은 ‘전반기 및 후반기 연합 지휘소연습’이란 이름으로 훈련하고 있다.
한미 연합훈련의 근본 목적은 북한 도발을 막고 격퇴하여 우리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다. 팀스피릿 훈련 때까지는 대규모로 실제 병력과 장비가 기동하는 훈련을 했으나 최근에는 디지털 기술의 개발에 따라 지휘통제시스템이 발전되면서 실병기동을 하지 않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하는 비중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서 장관도 기자간담회에서 "전반기 시행하는 연합 지휘소훈련은 실병 기동훈련이 아니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하는 방어적이고 연례적인 연습"이라고 강조했다.
현상태에서는 우리나라의 합동참모본부와 한미연합사령부, 평택 주한미군사령부, 일본의 주일미군사령부, 하와이 태평양군사령부를 C4I(지휘통제통신) 체계로 연결하면, 지리적으로 장거리 이격된 여건에도 불구하고 태평양, 일본 및 한반도의 각 부대에서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한미연합연습에 참여할 수 있다. (중편 계속)
◀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프로필▶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진급) /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