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보영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경영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TV와 생활가전을 합한 통합 소비자 가전 부문에서 삼성전자가 2016년 이후 4년 만에 LG전자의 영업이익을 근소한 차이로 앞질렀다.
양 사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콕·비대면 수요 증가 덕에 생활가전 실적이 성장세를 보였으며 특히 TV 실적에서 영업이익이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TV와 생활가전을 합한 소비자가전(CE) 부문에서 총 48조1700억원의 매출과 3조5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는 2019년 매출 44조7600억원, 영업이익 2조6천100억원 대비 매출은 7.6%, 영업이익은 36.4% 증가한 것으로 CE 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의 성적이다.
LG전자 역시 지난해 생활가전(H&A)에서만 매출 22조2691억원, 영업이익 2조3526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LG전자의 생활가전 영업이익은 삼성은 물론 미국의 월풀보다 높은 글로벌 1위 실적이다.
그러나 LG전자의 생활가전과 TV(HE) 부문을 합한 가전 전체 통합 영업이익은 3조3200억원으로 삼성전자보다 약 2000억원 적었다.
삼성전자는 그간 매출 면에서는 LG전자와 비교해 큰 격차로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영업이익은 2017년부터 3년 연속 LG전자에 1위를 내줬다. 중국의 거센 공격 속에서도 QLED를 앞세운 TV는 15년 연속 글로벌 1위 판매 실적을 거두며 선전했으나, 생활가전의 부진이 컸다.
반면 LG전자는 2017년부터 생활가전이 급성장했다. 의류관리기·드럼세탁기·건조기 등 소비자의 호응을 높인 신가전 제품 출시로 삼성전자에 우위를 점하며 ‘가전은 LG’라는 공식을 만들어낸 것이다.
LG전자의 경우 2016년까지는 TV 매출이 생활가전보다 많았으나 2017년부터 생활가전(18조5150억원)의 매출이 TV(16조4331억원)를 앞지르기 시작했고, 2017년 2조원 선이던 두 부문 매출 격차도 지난해 9조원까지 벌어졌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LG전자의 영업이익을 넘어선 것은 TV 시장에서의 우위와 신혼부부 등 젊은 층에 호응을 얻은 비스포크 시리즈를 바탕으로 생활가전 부문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영향이 크다.
삼성전자는 소비자 가전(CE)의 부문에서 TV 매출의 비중이 2016년에는 61%에 달했으나 2019년 58.5%, 작년에는 57.5%로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CE 부문 전체 매출이 최근 2년 연속 증가한 것을 고려할 때 가전의 매출 비중이 커진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올해 CE 부문 실적에 다시 포함된 의료기기 사업부문은 이익에 미치는 수준이 미미하다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올해 양 사는 TV 시장에서는 기존 QLED와 OLED TV 외에 미니 LED TV에서 격돌하고, 특히 LG의 스팀가전과 삼성의 맞춤형 취향가전 비스포크를 앞세운 생활가전 시장에서도 경쟁 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