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철규 기자]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 등을 통한 인터넷 대출이 지난 한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해 인터넷 뱅크를 이용한 신용대출은 카카카오뱅크가 3조3640억원, 케이뱅크가 1조5700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5조원에 가까운 돈을 인터넷 뱅크를 통해 빌린 것이다.
이처럼 인터넷 뱅크를 이용한 신용대출이 급증한 것은 2019년에 이어 2020년 급등한 아파트 매매가격과 지난해 붐을 이룬 주식투자의 열풍이 크다.
정부는 집값이 상승하자, 지난 2017년부터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에 대해 규제하고 있다. 또한 시가 9억원이 넘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2030세대들은 부족한 주택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에 나서고 있다. 때문에 지난해에는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다’는 영끌이란 단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더불어 주식투자의 붐이 일면서 일부 2030세대는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에 나서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매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017년 인터넷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약 5조4700억원이었지만 2018년에는 9조5000억원으로 늘었으며 2019년에는 13조8800억원, 2020년에는 약 19조원으로 증가했다. 해가 갈수록 금액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대출증가와 달리 현실적인 소득은 줄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30대 이하의 소득 대비 부채 비율(LTI)은 1년 사이에 200.3%에서 221.1%로 상승했다. 이는 전 연령대 중 가장 가파른 상승이다. 반면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비율(DSR)은 36.1%에서 35.6%로 줄었다. 빚이 늘어난 것에 비해 소득은 줄었든 것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인해 가계 소득 여건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이에 따른 부실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지난 한해 급등했던 집값이 하락할 경우, 이에 따른 여파가 경제 전박에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11일 오후, 5대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지방은행의 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들과 화상회의를 열고 급증하고 있는 신용대출과 관련해 은행별로 신용대출을 비롯한 가계대출 속도조절을 당부했다. 또한 올해 1분기 중 가계대출 추가 규제와 부실화 대응 방안을 담은 '가계부채 관리 선진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