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의 기업은행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임박, 그 3가지 이유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금융업계 숙원사업인 ‘노조추천이사제’가 IBK기업은행을 통해 실현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노조추천이사제는 노조가 추천하는 전문가를 이사회 사외이사로 참여시키는 제도이다. 문재인 정부 ‘친(親)노동’ 기조에 힘입어 국정과제로 선정됐지만 여러 금융사에서 노사 간 이견 등으로 연이어 무산됐다.
이 가운데 기업은행이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위한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에서는 이번에야말로 노조추천이사회가 현실화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 근거로 크게 3가지를 꼽을 수 있다.
■ 김정훈·이승재 사외이사 2·3월 퇴임
현재 기업은행 이사회는 총 7명이다. 윤종원 은행장을 포함해 김성태 전무이사, 임종성 상임감사로 3명의 사내이사 및 김정훈, 이승재, 신충식, 김세직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김정훈 사외이사 임기는 오는 2월 12일, 이승재는 오는 3월 25일로 종료된다.
2명의 공석이 생기는 만큼 이중 한 자리를 노조 추천 인사로 채우는 방식으로 노조추천이사회를 도입하기에 ‘적기’라는 분석이다.
■ 4년간 무산된 ‘국정과제’ 노조추천이사제, / 경사노위도 지난 연말 재차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촉구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서 정부 정책을 실현하기에 적절하다는 사회적 명분도 존재한다.
문재인 정부는 취임 당시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노동이사제를 제시했다. 노동이사제란 노동자 대표를 직접 이사회에 포함시키는 제도이다. 금융권에서 논의되는 노조추천이사제는 노동이사제의 하위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몇몇 금융사에서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추진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지난해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를 사외이사로 추천했지만, 이사회 반대로 최종 부결됐다.
앞서 지난해 초 노조추천위원회 도입을 추진했던 한국수출입은행은 노조가 추천한 이사를 기획재정부가 임명하지 않으면서 무산됐고, KDB산업은행은 논의과정에서 흐지부지됐다.
이 가운데 지난해 10월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노동이사제 도입을 재차 강조했다. 경사노위는 노동이사제 도입을 법제화하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 ‘취임 반대’ 노사에 ‘노조추천이사제’ 약속한 윤종원 행장, 노사 이견 우려 해소
이처럼 오랜 시간 여러 금융사들이 노사 간, 혹은 정부와의 이견으로 노조추천이사회 실현이 번번이 무산된 상태다.
그러나 기업은행의 경우 노사 간 원칙적 합의가 이미 이뤄진 상태라 추진이 한결 수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월 윤 행장 취임 당시 기업은행 노조는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출신인 그가 ‘낙하산 인사’라며 출근저지 시위를 벌였다. 윤 행장은 노조와 ‘노조 추천이사제 추진’을 포함 희망퇴직 문제 해결, 정규직 전환 직원 정원통합 등 ‘6대 노사 공동선언’에 합의한 끝에 취임식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