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채원 기자] 이문환 케이뱅크 행장이 취임 1년도 채 채우지 않고 지난 7일 사의를 표명했다.
케이뱅크 측은 ‘일신상의 이유’라고 설명했으나, 심성훈 전 케이뱅크 행장이 실적 면에서 압박을 받았던 사례가 있어 케이뱅크의 계속된 적자와 관련이 있다는 가능성이 점쳐진다.
■ 이문환 케이뱅크 행장 취임 1년도 안 돼 사의 표명, 일신상의 이유?
7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 행장은 이날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 의사를 밝혔으며 케이뱅크는 곧바로 은행장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이 행장의 임기는 2년으로 2022년 초까지였다. 직무대행은 정운기 부행장이 맡는다.
케이뱅크는 당장 8일부터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가동해 차기 행장 후보자를 선정하고 이사회에 추천할 예정이다. 이사회가 후보자를 내정하면, 가급적 이달 안에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차기 행장을 최종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경영 공백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은행장 후보를 내정하고 이르면 이달 중 임시 주총을 열어 신임 은행장을 선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사임 이유에 대해서는 “행장님의 개인적인 이유라서 입장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 이문환 행장, 케이뱅크 숙제였던 4000억원 대 유상증자 완료하고 실적 개선해…흑자전환은 아직
이 행장은 KT에서 기업통신사업본부장, 전략기획실장, 기업사업부문장을 거쳐 2018년부터 2년간 KT 자회사인 BC카드 대표이사 사장을 지내다 작년 3월 케이뱅크 2대 은행장으로 취임했다.
이 행장 취임 이후 케이뱅크는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하고, 중단됐던 대출 영업을 재개하며 안정적인 경영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이뱅크는 흑자전환을 이루지 못했다.
지난 12월 케이프투자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케이뱅크 실적은 지난 7월 이후 빠르게 개선되었다.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비씨카드가 참여한 것이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케이뱅크가 자본 9500억원과 대출 잔액 10조원이 만들어지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3분기 케이뱅크의 총자본이 54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말로 풀이된다.
따라서 케이뱅크는 올해 하반기 까지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한 최대 4000억원의 자본금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앞서 케이뱅크의 1대 은행장이었던 심성훈 행장은 유상증자를 성공시키지 못해 자본위기에 대한 부담을 지고 임추위의 선택을 못받은 바 있다. 이 행장은 실적에 대한 압박감이 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