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친환경 도시락용기 53원 싸게 파는 배달의민족, 소상공인 고정관념도 깨야
배민상회 판매하는 친환경 도시락 용기 218원, 일반용기 271원보다 저렴/ 친환경 소재는 비싸다는 소상공인 고정관념이 걸림돌
[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장기화로 플라스틱 배출이 급증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 덕에 더 큰 호황을 누리는 언택트 산업의 최대 과제로 꼽힌다. 잘못 대응하면 돈만 챙기고 지구환경을 망치는 주범이라는 낙인이 찍힐 수 있다. '썩지 않는 플라스틱 배출'은 언택트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최대 경영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뉴스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압도적인 1위 배달앱 사업자인 배달의민족은 특별한 딜레마에 빠졌다. 늘어나는 도시락 배달로 인해 환경오염이 심화되지 않도록 '친환경 용기'를 제작, '일반 용기'보다 싸게 팔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친환경 제품은 일반 제품보다 비싸다는 음식 자영업자들의 고정관념이 심하다는 점이다. 배민의 혁신이 제대로 효과를 보려면 소상공인의 고정관념 타파가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친환경 용기가 일부 품목에 제한돼 있다는 점은 더욱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 코로나의 또 다른 부작용은 쓰레기 급증, 배달업체의 사회적 책임론 부각
배달시장의 급속한 성장으로 인한 쓰레기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발생한 시기인 지난 2020년 상반기 생활쓰레기 발생량은 일평균 5439톤으로 2019년 상반기 발생량인 4890톤에 비해 11.2% 증가했다.
이에 따른 배달업체들의 사회적 책임론도 부각된다. 배달의민족은 특히, 사회적 감시를 한 몸에 받는 상황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9년 거래금액 기준 배달의민족 시장 점유율은 78%로 과반을 훌쩍 넘겼다. 독과점 기업은 더욱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사회적 책임을 수행해야 할 뿐만 아니라, 사소한 잘못을 저질러도 여론의 도마위에 오르게 된다.
지난해 12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 DH가 요기요의 지분을 매각하고 배달의 민족을 인수하겠다고 밝히면서 '외국 기업'으로서의 부담감도 더해졌다.
배달의 민족은 그간 환경오염을 최소화 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주문 시 '일회용 수저 포크 안 받기'를 선택 할 수 있도록 했다. 일회용품 안 받기 주문은 지난 9월을 기준으로 총 1억 건을 돌파했다.
자원순환사회연대에 따르면 이는 약 32억원의 쓰레기 처리 비용을 줄인 것과 맞먹는 수치며, 소나무 185만 그루를 심은 것과 비슷한 환경적 효과를 낸다.
그러나 핵심 문제는 '배달 용기'다. 나날이 늘어가는 플라스틱 배달 용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배달의 민족은 다량의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 주범으로서 이미지를 벗기 어렵다.
■ 다양한 친환경 용기 개발과 소상공인의 고정관념 타파 노력이 병행돼야
배달의 민족은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4월부터 자사가 운영하는 음식점 및 업주 전용 식자재·소모용품 쇼핑몰 '배민상회'에서 친환경 포장용기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옥수수 추출물 등 천연물 첨가 소재로 만들어져 180일이면 생분해되는 제품과, 플라스틱의 함유량을 줄인 친환경 용기가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친환경 용기가 기존 플라스틱 용기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과 제품군이 넓지 못한 이유로 많은 소상공인의 호응을 크게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한계로 지적된다.
기존의 인식을 반영하듯 배민상회에서 판매되는 친환경 봉투와 탕용기의 경우 기존 플라스틱 탕용기보다 더 비쌌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배민상회에서 판매하는 도시락 용기의 경우 비슷한 사이즈를 기준으로 한 친환경 용기의 금액은 218원, 일반 용기는 271원으로 오히려 친환경 용기가 53원 더 저렴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친환경 용기가 플라스틱 용기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이 높지만, 다 그런것은 아니다"라며 "플라스틱 함유량을 줄여 정부로부터 친환경 인증을 받은 용기의 경우 오히려 기존 플라스틱 제품보다 저렴하기도 하다"고 밝혔다.
배달의민족이 사업 파트너인 소상공인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값싼 친환경 용기 제품군을 확대하는 게 시급한 과제인 것이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올해는 소상공인들이 친환경 소재는 비싸다는 인식을 버릴 수 있도록 가격 경쟁력이 뒤쳐지지 않는 용기 제품군을 확대하는 등 친환경 소재 용기사용에 대한 인식 개선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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