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신년사]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이자이익 기반 성장 한계 맞아…새로운 전략으로 대응해야”

박혜원 기자 입력 : 2021.01.02 13:57 ㅣ 수정 : 2021.01.02 13:57

‘플랫폼 금융’, ‘글로벌 금융’, ‘사회가치 금융’ 전략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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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회장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2021년도 신년사에서 “금융업계에 ‘변화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며 기업 생존을 위해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날 세 가지 대응책으로 △플랫폼 금융 △글로벌 금융 △사회가치 금융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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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제공=하나금융그룹]

  

김 회장은 “업권 붕괴로 인한 다수의 경쟁자 등장, 국내시장 포화와 규제의 심화, 저금리 기조의 지속은 이자이익 기반 성장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며 새로운 전략을 마련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게다가 핀테크를 넘어 빅테크 업체의 금융업에 대한 공세는 이미 우리 일상생활에 깊이 침투했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도 거세지고 있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이슈는 단순한 요청이나 자율적 이행 수준을 넘어 글로벌 스탠더드로서 급속도로 제도화되고 있다”라고도 말했다.

 

이에 김 회장은 금융업계 변화에 대비하는 첫 번째 전략으로 ‘플랫폼 금융’을 언급했다.

 

김 회장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손님 기반 확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우리가 플랫폼 사업자의 상품 공급자로 전락하기 전에, 다양한 생활 플랫폼과 제휴해 손님들이 머물고 혜택을 누리는, 하나금융이 주도하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전략으로는 ‘글로벌 금융’이 언급됐다. 

 

김 회장은 “국내 금융시장의 저성장 기조, 협소한 시장규모로 인해 우리의 미래는 글로벌에서 찾아야 한다”며 “주요 선진 금융회사들은 글로벌 비중이 50%에 육박하나 하나금융은 20% 초반 수준으로,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의 기회를 잡아 비중을 늘려가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는 ‘사회가치 금융’이 제시됐으며, 그는 “ESG 중심의 경영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하고, 국제 금융질서 변화에 부합하는 ESG 전략 체계를 구축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래는 김정태 하나금융회장 신년사 전문.

 

2021년 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변화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습니다. 업권 붕괴로 인한 다수의 경쟁자 등장, 국내시장 포화와 규제의 심화, 저금리 기조의 지속은 이자이익 기반 성장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핀테크를 넘어 빅테크 업체의 금융업에 대한 공세는 이미 우리 일상생활에 깊이 침투했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이슈는 단순한 요청이나 자율적 이행 수준을 넘어 글로벌 스탠더드로서 급속도로 제도화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일상적 변화가 아닌, 기업의 생사가 결정되는 근본적 변화가 일어나는 변곡점에 도달해 있습니다. 생존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기존 방식의 답습이 아닌 새로운 전략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 ‘플랫폼 금융’입니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손님 기반 확대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손님은 플랫폼 내에서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경험하게 되고, 이는 업권 경계를 무너뜨려 사업간 융합을 촉진해 플랫폼은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됩니다. 우리가 플랫폼 사업자의 상품 공급자로 전락하기 전에, 다양한 생활 플랫폼과 제휴해 손님들이 머물고 혜택을 누리는, 하나금융이 주도하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두 번째 ‘글로벌 금융’입니다. 국내 금융시장의 저성장 기조, 협소한 시장규모로 인해 우리의 미래는 글로벌에서 찾아야 합니다. 주요 선진 금융회사들은 글로벌 비중이 50%에 육박하나 하나금융은 20% 초반 수준으로,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의 기회를 잡아 비중을 늘려가야 합니다. 디지털시대에 국경은 무의미합니다. 국내 중심 마인드에서 벗어나, 사업구상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시장을 우선 염두에 두고, 모든 것을 ‘글로벌 마인드’에 기반해 시작해야 합니다. 상품, 프로세스, 시스템, 인재 채용 등 모든 업무영역에서 글로벌을 지향하는 운영모델을 만들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사회가치 금융’입니다. 경영 전반의 ESG에 관한 비재무적인 요인을 계량화해 투명하게 공개·관리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퇴출되는 상황입니다. ESG 중심의 경영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하고, 국제 금융질서 변화에 부합하는 ESG 전략 체계를 구축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회를 마련해야 합니다.

 

새로운 전략으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협업이 중요합니다. 회사 내 부서 간 협업, 나아가 그룹사 간 협업, 필요하다면 경쟁자를 포함한 외부와의 협업도 이끌어내야 합니다. 조직, 인사, 일하는 방식, 기업문화 등의 혁신적인 변화도 필요합니다. 올 한해 변곡의 기로에서 어떠한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10년 뒤 우리 모습 또한 극명하게 달라져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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