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서연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중국 경쟁 당국으로부터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과 관련해 ‘무조건 승인’을 통보받았다고 28일 밝혔다.
한국조선해양은 작년 7월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를 시작으로 6개국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했고, 중국의 승인으로 유럽연합(EU)과 한국, 일본 등 3개 경쟁 당국의 심사만 남아있는 상태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통지서에서 “중국 반독점법 26조를 검토한 결과 두 기업 간 기업결합에 따른 시장 경쟁제한이 없음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승인은 지난해 10월 카자흐스탄, 올해 8월 싱가포르에 이어 세 번째 국가에서 받은 것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7월 중국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한 이후 3차에 이르는 심사를 거쳐 1년 5개월 만에 무조건 승인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중국은 한국의 최대 라이벌로 견제가 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시장 독과점에 대한 적극적 소명으로 무조건 승인을 받았다”면서 “이번 승인 결정은 심사가 진행 중인 다른 국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중국으로부터 무조건 승인을 받으면서 사실상 기업 결합 여부를 결정짓는 EU의 승인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번 중국을 비롯한 싱가포르, 카자흐스탄의 잇따른 무조건 승인 결정이 현재 심사가 진행 중에 있는 다른 국가의 심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EU 집행위원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을 이유로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를 세 번이나 일시 유예했다.
코로나19로 자국 내 기업 등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현장 조사 등이 원활치 못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의 말과 외신을 종합하면 EU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시 한국조선해양의 시장점유율이 20% 넘게 커지는 점을 우려하며 특히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의 독점 여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0월 EU 집행위원회에 일부 양보 조건을 제시하며 조속한 시일 내 기업결합 심사를 마무리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이와 관련 “조건부 승인과 관련해선 각국 공정위와 논의된 바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EU 결정이 내려지면 한국과 일본이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면서 “EU가 내년 초까지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