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슬 기자 입력 : 2020.12.26 14:30 ㅣ 수정 : 2020.12.28 07:52
배달앱 1위인 배민의 보상방안 두고 자영업자들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수용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크리스마스이브인 지난 24일 오후 6시부터 4시간가량 국내 배달앱 1위인 배달의민족의 맛집 배달 서비스 ‘배민라이더스’에서 서비스 오류가 발생해 연말 대목을 기대하던 전국 자영업자들은 큰 피해를 봤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다음날 인 25일 저녁 신속하게 후속조치를 취했다. 맛집 배달 서비스 배민라이더스 서버 문제로 피해를 본 이해관계자에 대한 보상안을 내놨다. 그러나 연말 대목 장사를 날린 자영업자들은 "턱없이 부족한 보상안"이라면서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우선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에게 24일 서버 문제로 실제 주문이 됐다가 취소된 건에 한해 음식값을 보상해주고,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 음식값의 16.5%에 해당하는 중개 수수료를 면제해주겠다고 밝혔다.
라이더(배달 대행기사)와 커넥터(아르바이트 개념)에게는 24일 오후 5시부터 9시 사이 1건 이상의 배차(주문)을 받은 대상 라이더에 한해 6만원씩 일괄 지급하고, 운행 불가 시간 동안 발생한 라이더의 시간제 보험료도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전날 배민라이더스 서버 마비 사태로 주문이 취소되는 등의 피해를 본 소비자에게는 3만원 쿠폰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 식당 운영하는 자영업자들, " 주문취소된 건 수보다 아예 주문 못한 건수가 훨씬 많아"/"사실상 매출 수백만원을 날렸는데, 보상은 찬밥 수준"
연중 최고 대목으로 꼽히는 크리스마스이브에 식당을 운영하는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은 배달 주문 판매로 코로나19로 인한 생계난을 다소라도 해소해보려는 기대감을 품었었다. 하지만 배달이 몰릴 시간인 오후 6시부터 4시간가량 배민라이더스 서비스에 오류가 발생하자 자영업자들은 큰 피해를 봤다.
오류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배달의민족은 24일 저녁 앱에서 배민라이더스 주문 메뉴를 삭제해 버렸고, 고객들은 주문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고객들이 주문했다가 취소된 건 수보다 피크타임은 저녁 6시부터 아예 주문을 못한 건 수가 훨씬 더 많다는 게 식당 사장들의 주장이다.
회원 60만명의 자영업자 카페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배달의민족 주문이 들어오지 않아 오후 7시 억지로 문을 닫았다”, “그나마 크리스마스 기대하고 재료 준비해놨는데, 서비스 오류로 주문이 들어오지 않아 당황스럽다”, “크리스마스이브 저녁 피크타임인데 주문이 없다”등의 반응들이 올라왔다.
자영업자 카페에는 “저녁 피크타임 배달을 아예 막아놨는데, 25일 하루 중개 수수료만 면제해주겠다니 너무 터무니없는 보상이다”, “사실상 매출 몇백만원을 날렸는데, 자영업자 보상은 찬밥 수준”, “배민의 보상안 듣고 너무 화가 났는데, 대안이 없어 참아야만 하는 상황이다”라는 글들이 올라왔다.
■ 시장지배적 배달앱의 기술적 장애, 자영업의 '재앙'된다는 사실 드러내
정부는 코로나19 재확산 기세를 꺾기 위해 24일부터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를 골자로 한 연말연시 특별 방역대책을 시행했다. 여기에 식당도 포함되면서 대부분의 식당 자영업자들은 연말 배달장사만을 바라보는 상황이 됐다.
그런데 시장점유율이 과반을 넘는 배달앱이 먹통이 되자 식당영업 전체가 마비되는 부작용을 빚게 된 것이다. 배달의 민족의 점유율은 현재 63%이며, 요기요의 점유율은 29%이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요기요와의 합병을 추진 중이라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를 합치면 점유율이 92%에 달한다.
코로나19와 5인 이상 집합금지가 시행된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의 매출을 사실상 배달앱들이 좌지우지하는 상황이라 자영업자들은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보상안을 받아들이고 있다. 물론 우아한형제들로서도 이번 기술적 장애로 인해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시장지배적 배달앱의 기술적 장애가 생계난에 시달리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는 '재앙'이 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는 평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