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무거운 짐 안고 새 출발하는 KB증권 박정림과 한국투자증권 정일문, ‘실적’만으로 해결 못해

박혜원 기자 입력 : 2020.12.27 09:22 ㅣ 수정 : 2020.12.29 10:49

‘소비자 신뢰 하락’ 리스크에도 ‘호실적’ 성과로 유임돼/ 2021년도 핵심 경영과제는 ‘신뢰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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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사모펀드 부실 사태로 홍역을 치뤘던 올해 증권업계 최고경영자(CEO) 인사 키워드는 놀랍게도 “미워도 다시 한번”이다. 사모펀드 사태에 연루됐던 KB증권 박정림 대표와 한국투자증권 정일문 대표가 나란히 유임됐다.

   

두 CEO가 거둔 준수한 실적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소비자 신뢰 하락’이라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안정성’을 택한 것이다. 하지만 박 대표와 정 대표는 '신뢰회복'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안고 새 출발을 하고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신뢰회복에 실패하거나, 유사한 사태를 재연한다면 큰 책임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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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사장(좌),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우) [사진출처=각 사/그래픽=뉴스투데이] 

 

■ '문책경고' 받은 박정림 KB증권 대표 유임 / ‘소비보호 대응체계’ 탄탄한 구축이 관건 

  

박정림 KB증권 대표는 지난달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사였던 책임으로 금융감독원 ‘문책경고’를 받았음에도 연임에 성공했다. 

  

금감원 문책경고는 금융회사 취업이 3년 간 금지되는 중징계에 해당한다. 다만 아직 징계가 최종 확정되지 않았고, 확정되더라도 남은 임기는 채울 수 있다는 점에서 박 대표 연임이 가능했다. 

  

KB금융지주의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가 지난 18일 인사 당시 “재임 기간 중 경영성과 등을 종합 검토했다”고 한 발언으로 미루어 짐작하면, 박 대표가 일군 실적 개선이 연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4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7% 늘어났다.

  

사모펀드 사태로 실추된 소비자 신뢰는 금융사의 생명이다. 향후 박 대표의 경영 과제 역시 이 부분이 될 전망이다.

 

최근 KB증권은 내년 경영 목표를 ‘금융소비자보호 마인드의 전사적 확립’으로 선정하고, 상품판매 전 단계에 걸친 소비자보호 대응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 라임펀드·옵티머스펀드 등 연루됐던 한국투자증권 정일문 대표도 유임 / 피해자 보상 통한 펀드 사태 마무리가 과제  

   

한국투자증권 정일문 대표 역시 다수 사모펀드 사태와 연루됐던 리스크를 딛고 연임에 성공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라임펀드, 옵티머스펀드, 팝펀딩펀드, 디스커버리펀드, 젠투펀드 등 대부분 펀드 환매중단 사태에 연관됐다. 한국투자증권의 라임펀드 판매 규모는 483억원, 옵티머스 펀드는 577억원 정도로 집계됐다. 

 

이중 옵티머스 펀드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지난 7월 투자 원금의 70%를, 지난 9월 20%를 추가로 원금의 90%를 선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정 대표 유임 역시 ‘소비자 신뢰’라는 리스크보다는 ‘실적’이라는 성과에 초첨을 맞춘 결과로 분석된다.

 

정 대표는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3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06.6% 늘어난 당기 순이익 2589억원을 기록하는 등 준수한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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