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 장원수 기자] 하나금융투자는 23일 SK머티리얼즈에 대해 2차전지 소재 가운데 하나인 음극재를 개발하는 미국 회사에 투자해 앞으로 배터리소재사업에 진출할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머티리얼즈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용 공정 소재를 공급하며 주력 제품은 특수가스, 산업가스, 프리커서 (전구체) 등”이라며 “11월 24일, 블루 유기발광다이어드(Blue OLED) 소재 사업 진출을 위해 SK제이엔씨에 244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이후, 2차전지 소재사업에 대해 첫발을 내디뎠다”고 설명했다.
김경민 연구원은 “2015년에 설립된 미국 배터리소재회사 그룹14 테크놀로지에 1700만달러(약 188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이번 투자는 의무공시 한도를 넘지 않아 SK머티리얼즈 측의 공시는 없었고, 그룹14 테크놀로지 관련 외신을 통해 시장에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그룹14 테크놀로지는 리튬-이온 배터리용 흑연/실리콘 음극 소재를 개발한다. 시리즈 A와 B 펀딩을 통해 그룹14에 투자한 기업은 SK머티리얼즈를 비롯해 배터리 서플라이 체인과 VC”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 외에 Amperex Technology Limited (ATL), 독일 바스프 Venture Capital, Cabot Corporation (탄소 소재), OVP Venture Partners, 일본 쇼와덴코 (납축전지) 등이 그룹14 테크놀로지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룹14 테크놀로지가 개발한 흑연/실리콘 음극 소재는 SCC55라고 불린다. 아주 작은 마이크로 사이즈의 실리콘흑연 파우더 입자(검정색 가루)이다. SCC55는 기존 대비 5배의 용량과 50% 이상의 에너지 밀도를 갖출 수 있다고 알려졌다”라며 “이를 구현하는 기술은 2가지(탄소 관련 드라이롤로시스, 실리콘 관련 실리제네시스) 등”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드라이롤로시스는 탄소를 합성해 탄소 구조체(Carbon scaffold)를 만들 때 솔벤트 (액체로 된 용매)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Dry라는 단어를 포함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실리제네시스는 실리콘 음극재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탄소 구조체에 구멍이 숭숭 뚫렸으므로 배터리 충방전 시에 실리콘이 팽창하거나 수축해도 이를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짐작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SK머티리얼즈가 지분 인수 및 투자를 발표하는 경우에 주가의 결정 요인 중에서 주당순이익(EPS)와 주가수익배수(PER) 중에 어떤 쪽에 영향을 끼칠지 가늠해 볼 수 있는데, 이번 투자 건은 PER 밸류에이션을 높여 줄 수 있는 이벤트라고 판단한다”라며 “향후 SK머티리얼즈의 배터리 소재 사업 진출은 벤처 투자 성격을 띠고 있는 그룹14의 펀딩 참여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