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양형을 가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의 '실효성'에 대한 전문심리위원 3명의(강일원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홍순탁 회계사, 김경수 변호사)평가를 둘러싸고 특검 측과 이 부회장 측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 송영승 강상욱)가 21일 개최한 피고인 이재용 등 외 4명에 대한 속행 공판에서 양측은 뚜렷한 입장 차이를 확인했다는 분석이다.  

■ 특검 측, "총수도 두려워야 할 준법위의 실효성 미흡" 주장

특검 측은 "재판부가 양형 요소로 고려할 수 있는 준법감시제도는 총수도 두려워야 할 실효성을 가져야 한다는 점에서 총수와 관련된 평가항목 9개가 다른 항목들보다 중요한 범위와 비중을 갖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검 측은 "그룹 총수인 피고인 이재용과 삼성물산 등 계열사들의 이해관계가 충돌함에도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 등의 방법으로 위법, 부당한 수단을 동원해 피고인 이재용 등 그룹 총수 일가의 사적 이익을 최대한 한 범행"이라며 "이 같은 예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장치가 그룹 총수와 직접 관련된 항목"이라고 말했다.

특검은 '총수와 직접 관련'한 평가 항목 관련해 "홍순탁 위원은 '대책이 없다'고 평가 했고, 강일원 위원은 '아무런 평가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검 측은 "그룹 총수 일가가 계열사 이익이 상호충족하는 등 계열사 의사결정을 존중할 수 있는 아무런 제도적 장치가 갖추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특검 측은 "결론적으로 강일원 위원은 총수 직접 관련 증거 항목인 9개 중에서 6개 항목 미흡, 2개 항목 다소 미흡, 1개 의견 없음이라는 평가를 내렸고, 홍순탁 위원은 같은 항목 9개에서 전부 '미흡'이라는 평가를 내렸으며, 김경수 위원은 같은 항목 9개 중에서 1개 항목에 '개선' 의견을 제시하면서도 2개 항목 '미흡 4개항목 '미흡'으로 평가내린 걸로 보인다. 그러나 김경수 위원은 준법위 시스템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 없이 추상적인,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특검 측은 "재판부가 제시한 그룹 총수도 무서워 할 정도의 실효성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여부에 구체적인 의견에 강일원 홍순탁 위원이 '미흡'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으로 보아, 삼성 준법위 실효성 여부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고 했다.

■ 이재용 부회장 변호인 측, "특검 측 항목별 평가는 비합리, 강일원 위원은 준법위 실효성 높게 평가" 반박

이 부회장 변호인 측은 "전문심리위원의 개별 평가 항목을 항목별로 긍정, 부정의 개수를 합산해 결론을 도출하는 것은 비합리적이고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강일원 위원과 홍순탁 위원이 자체적으로 세운 개별항목, 그리고 그것에 대한 평가에 특검 측이 긍정과 부정으로 의견 진술한 것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변호인 측은 "강일원 위원이 준법위는 임의 조직이어서 협약에 가입한 회원사들의 탈퇴 자체를 막을 수 없다고 평가했지만, 관계사 탈퇴 경우 그 내용이 대외에 공표되도록 해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면 이는 사실상 관계사들의 탈퇴가 어렵다고 했다는 것이 긍정 평가인지 부정평가인지" 되물었다. 그러면서 "강일원 위원의 이같은 내용은 준법위 보완 필요성을 덧붙힌 것"이라고 말했다.

홍순탁 위원이 평가한 내용에 대해서 변호인 측은 "점검 항목 16개에 세부 항목 59개를 별도 설정했으며, 16개 중에서 14개는 삼성물산 합병 건"이라면서 "변호인이 점검 항목으로 요청한 대부분이 제외돼 아쉽다"고 했다.

변호인 측은 "강일원 위원은 준법위 실효성에 대해 전반적으로 최고경영진의 감시 감독이 종전보다 강화된 활동으로 봤고,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도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평가했다. 홍순탁 위원은 점검 기준 시점에서 최고경영진 위법에 대한 리스크를 실효적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 지속가능성은 확신할 수 없다고 평가, 김경수 위원은 관계사 준법지원, 최고경영진의 준법의지·준법문화 등 3가지가 상호 작용돼 준법위가 실효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호인 측은 "평가 의견을 긍정 부정의 개수를 따져 나누는 것이 비합리적"이라면서 "전문심리위원의 평가가 합리적인이 설득력이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재판은 지난 달 23일 특검 측이 재판부에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 전문심리위원(강일원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홍순탁 회계사, 김경수 변호사)의 평가 보고서에 대한 의견진술을 요청해 열렸다.

특검 측과 이 변호인 측의 최종변론기일은 오는 30일 오후 2시 서울고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