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서연 기자] 쌍용자동차가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
쌍용차는 지난 15일 600억원 상당의 대출 원리금 상환을 연체했다고 공시했다. 쌍용차가 연체한 금액은 이자 포함 JP모건 약 200억2000만원, BNP파리바 100억1000만원,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300억3000만원 등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21일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900억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우리은행으로부터 빌린 150억원의 만기도 이달 내에 도래한다.
올해 3분기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당한데 이어 올해 4분기마저 감사의견 거절이 나오면 상장폐지할 가능성도 있다.
쌍용차는 “경영상황 악화로 상환자금이 부족하다”며 “해당 대출기관과 만기 연장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대출원금은 약 599억원, 이자는 약 6177만원이다. 쌍용차 자기자본의 약 8.02%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는 인도 증권거래소에 “해당 대출의 미상환금액이 발생할 경우 마힌드라그룹이 이를 책임진다”고 공시했다. 마힌드라그룹은 쌍용차가 외국계은행들과 대출계약을 체결할 때 지급 보증을 선 바 있다.
업계는 마힌드라가 쌍용차의 기업가치가 저평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외국계 은행을 직접 설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가 빠른 시일 내에 쌍용차의 인수 후보를 물색해야 한다.
마힌드라는 HAAH오토모티브 홀딩스와 쌍용차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HAAH오토모티브 홀딩스는 중국 전기차업체 BYD와 체리차가 지분을 보유한 미국 스타트업이다. 중국 전기차업체 BYD와 베트남 빈그룹 역시 인수 후보군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은행 차입금 해소 여부는 21일로 다가온 산업은행 대출금 900억원의 만기 연장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은 지난 9월 900억원 만기를 한 차례 연장하며 “쌍용차에 지원하려면 책임주체가 의지를 갖고 있어야 하고 책임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쌍용차가 외국계 차입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국책은행인 산은이 대출금 상환을 요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한다. 산은마저 대출금을 거둬들일 경우 쌍용차의 법정관리행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가 무너질 경우 이를 뇌관으로 부품산업 등 자동차산업 전반이 위기를 겪게 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