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구글·소프트뱅크 실패 전철을 밟지 않는다”

장원수 기자 입력 : 2020.12.14 18:03 ㅣ 수정 : 2020.12.14 18:03

현대차그룹 보스턴 다이나믹스 인수의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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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장원수 기자] 키움증권은 14일 현대자동차에 대해 11일 미국의 로봇 보스턴 다이나믹스 인수를 공식화했다며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보스턴 다이나믹스 지분 80%를 8억8000만달러에 인수할 예정이며, 현대차 30%, 현대모비스 20%, 현대글로비스 10%, 정의선 회장이 20%의 지분을 인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민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1992년 MIT 대학 교수였던 마크 레이버트가 세운 학내 벤처에서 창업한 회사이며, 레이버트 교수의 연구실이었던 Leg Laboratory에 기원을 두고 있다”라며 “Leg Laboratory라는 이름이 암시하듯, 보행 로봇을 개발해 바퀴를 장착한 로봇의 제한적인 운동성을 극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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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선 연구원은 “4족 보행 로봇 Big Dog, Wild Cat, Spot 등과, 2족 보행 로봇 Atlas를 개발해, 기존 휴머노이드 로봇(인간과 같은 형태, 인식, 운동기능을 가진 로봇)과는 차별화되는 뛰어난 운동성을 시현했다”며 “구글은 2010년 이후 로봇 관련 연구를 본격화했고, 2013년에는 보스턴 다이나믹스 등 여러 스타트업을 인수했다. 그러나 당시 인수를 주도했던 앤디 루빈이 회사를 떠나고, 피인수기업간 협력 등에 실패하며 사업 계획도 좌초됐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제조업, 물류 등에 사업 기반이 많지 않았던 구글은 휴머노이드 로보틱스에 대한 개발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하며, 하드웨어가 아닌 인공지능 등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로 방향성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결국 보스턴 다이나믹스도 2017년 6월 소프트뱅크에 매각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소프트뱅크는 보스턴 다이나믹스 인수 이외에도, 프랑스 알데바란 로보틱스를 인수하는 등 로봇 상용화에 적극적이었으나, 단기간 내에 수익성 제고가 쉽지 않다는 판단 하에 현대차그룹에 상당 부분의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현대차그룹은 구글, 소프트뱅크에 비해 제조, 물류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휴머노이드 로봇의 활용도가 앞선 두 업체에 비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또한 로봇이 라이다, 카메라 등을 장착하고 주변 상황을 인식하는 메커니즘은 자율주행 차량의 구동 원리와 같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로봇 개발을 통한 인지, 제어 역량 강화가 이번 인수의 비전이며, 향후 현대차그룹의 미래 기술 역량 강화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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