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NH농협은행 ‘명퇴금 37개월치’, 시중은행 연말 명예퇴직 신호탄 될까
만 56세 이상 직원에겐 전직 지원금 4000만원과 농산물상품권 1000만원 추가지원
[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NH농협은행(은행장 손병환)이 예년보다 더 좋은 퇴직 조건을 제시하면서 명예퇴직 신청자가 늘어났다. 이에 다른 시중은행 역시 명예퇴직 조건을 상향조정 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금융이 강화되고 점포 통폐합 규모가 늘어나는 등의 이유로 명예퇴직 규모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농협은행의 사례가 다른 시중은행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농협은행 올해 명퇴 총 503명 신청…작년比 147명↑ / 퇴직금·지원금 규모도 인상
9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이 지난달 30일까지 진행한 명예퇴직에 직원 총 503명이 신청했다. 지난해(356명)보다 147명 증가한 수치다.
이는 올해 농협은행의 명예퇴직 보상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농협은행은 지난 해 대비 인당 퇴직금 및 기타 지원금 규모를 대폭 늘렸다.
지난해에는 만 56세 직원에게 월평균 임금 28개월치를, 10년 이상 근무하고 만 40세 이상인 직원에게 20개월치를 지급했다. 하지만 올해는 만 56세 직원에게 월평균 임금의 28개월치를, 1965년생과 1966년생은 각각 35개월, 37개월치 임금을 퇴직금으로 줄 예정이다. 더 이른 시기에 퇴직하는 직원에게 더 많은 퇴직금을 주는 셈이다.
또 3급 이상 직원 중 1967∼1970년생은 39개월치 월평균 임금을, 1971∼1980년생은 20개월치를 각각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한다.
명예퇴직자에게는 제 2의 인생 설계를 도와주는 ‘전직 지원금’도 지급된다. 만 56세 이상 직원은 전직 지원금 4000만원과 농산물상품권 1000만원을, 만 48∼55세 직원은 농산물상품권 1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 농협은행 올해 명예퇴직 보상규모, 2017~2018년보다 소폭 올라…명퇴 신청자는 오히려 감소
농협은행에 따르면 이 같은 농협은행의 명예퇴직 조건은 2017~2018년보다 조금 더 좋아진 수준이다.
2018년 당시 농협은행은 10년 이상 근무자 가운데 만 40세 이상 직원과 내년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1962년생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자를 받았다.
퇴직금 규모는 월평균 임금 36개월치였고, 올해는 일부 직원(1967∼1970년생)에 3개월치를 더 주는 정도다.
하지만 올해는 2018년 대비 보상 규모가 다소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신청자는 503명 정도로 2018년보다 감소했다. 2018년 농협은행 명예퇴직 신청자는 총 610명으로 이중 퇴직자 수는 597명이었다.
다만 지난해 명예퇴직 보상 규모가 2017~2018년도와 올해에 비해 낮았던 배경은 명예퇴직 조건이 내부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바뀌기 때문이라는 것이 농협은행측 설명이다.
■ 농협은행 사례, 명예퇴직 추진하는 시중은행에 영향줄 듯 / KB국민·신한·하나 등 올해 초만 770명 명퇴
농협은행을 시작으로 다른 시중은행 역시 올해 말 혹은 연초 단행될 명예퇴직 준비에 한창이다.
시중은행 관계자 A씨는 “명예퇴직 관련해서 노조측과 합의가 진행 중”이라면서 “통상적으로 명예퇴직 세부조건 등을 조율하는 데 수 차례 협상이 이뤄지기 때문에 노사측의 입장차를 좁혀나가는 게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 B씨 역시 “명예퇴직 조건 등은 각 시중은행의 노사합의에 달렸다”면서도 “다만 농협은행 퇴직금 규모 등이 시중은행 노조측이 제시하는 합의안에 영향을 미칠 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의 명예퇴직 규모 확대 배경에는 ‘디지털금융 가속화’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B씨는 “은행권 전반에서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채널이 강화되고, 은행 점포 수를 대거 줄이는 등 관련 인력 감축 내지는 재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초 기준 주요 시중은행 명예퇴직 규모는 770명대에 달하고 있다.
국민은행에서는 올해 초 460명의 직원이 퇴직했다. 이어 신한은행은 250명, 하나은행은 63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