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장원수 기자] 한화투자증권은 30일 삼성전자에 대해 최근 주가가 빠른 속도로 올랐지만, 경쟁사인 TSMC 등과 비교하면 여전히 밸류에이션이 비싼 편은 아니라고 전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가 11월 첫날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1개월 만에 20%나 올랐다”라며 “올해 이후 월간 주가 수익률이 20%에 달했던 적은 모두 3차례”라고 말했다.
이순학 연구원은 “물론 그 이전에 금융위기 이후 급반등 시기라든지 몇 차례 월간 주가 수익률이 20%를 넘은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시가총액 100조원이 안될 정도로 몸집이 작은 시기였다”라며 “시가총액 상승분만 놓고 보면 이번 11월에만 70조원 가까이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주가 상승이 다소 빠르게 진행된다는 얘기가 많다. 최근 5년여간의 주가와 D램 고정 가격을 비교해보면 2017~18년 고정 가격 급등기에 D램 가격 하락은 2018년 11월부터 시작됐지만, 삼성전자 주가 고점은 2017년 11월이었다”라며 “무려 12개월 차이를 두고 선행해서 주가 하락이 시작됐던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D램 가격이 멈춘 시점을 기준으로 본다면 7개월 차이라고 볼 수 있다”라며 “현재 내년 4월부터 D램 가격 상승이 시작된다고 보고 있으므로 5개월의 시차를 두고 주가가 선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사이클과 비교해 보면, 주가가 그렇게 빨리 오르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삼성전자 그 자체만 놓고 보면, 굳이 계산해보지 않아도 밸류에이션이 높아졌다”라며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 1개월간 오히려 1.5% 하락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하지만, KOSPI와 함께 비교해 본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지난 10년간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은 KOSPI보다 비쌀 때도 있고, 쌀 때도 있었다. 현재 둘 간의 밸류에이션 격차는 거의 제로(0)에 가까운 수준”이라며 “스프레드가 20%까지 벌어질 때도 여러 차례 있었기 때문에 현재 삼성전자만 유독 비싸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들어 삼성전자의 투자 포인트로 가장 많이 꼽히는 부분은 바로 파운드리 경쟁력 확대다. 전 세계 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와 단순히 비교해 보는 것은 무의미할 수 있으니 과거 10년간의 밸류에이션을 비교해봤다”라며 “TSMC 역시 PER(주가수익비율)이 과거 평균 12~15배 수준을 벗어나 현재 24배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만큼 투자자들의 파운드리에 대한 관심은 높은 편”이라며 “삼성전자와의 PER 스프레드는 90%까지 벌어졌다. 과거에 이보다 더 벌어진 적이 있었지만, 이제 삼성전자가 TSMC를 열심히 추격하는 상황에서 스프레드는 오히려 축소되는 것이 맞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