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통합 등급 ‘B+’, "ESG 등급 상향 위한 명문화 및 제도화 추진 검토"
기업지배구조 및 사회적 책임에 대한 평가·연구·조사를 수행하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국내 900여 개 상장회사를 대상으로 기업지배구조등급을 부여하는 기관이다. 매년 10월 상장회사들을 대상으로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3가지 부문에 대한 분석결과를 토대로 한 ESG 평가 및 등급을 발표하고 있다. ESG등급은 재무적 가치를 넘어선 비재무적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대표적 지수로 주목되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발표 등을 토대로 삼아 국내 주요기업들의 ESG 경영 실태를 분석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한유진 기자] 유한양행(대표 이정희)은 지난달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2020년 상장기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평가 및 등급’에서 통합등급 B+을 받았다. 지난 해와 동일한 등급이다.
세부 등급을 살펴보면 올해 E(환경) 부문, S(사회), G(지배구조) 모든 부문에서 B+(양호) 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등급 역시 지난해와 동일했다.
■ 유한양행 관계자 "ESG와 관련하여 차츰 명문화·제도적 구축 검토 중"
유한양행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올해 ESG 등급과 관련 “유한양행에게 CSR이나 ESG 경영은 창업자 유일한 박사의 창업이념에 따라 5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자연스러운 문화다. 다만 현재 회사 내 ESG 관련한 명문화된 체계는 없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ESG와 관련하여 차츰 명문화·제도적 구축을 검토 중이라 향후 지금보다 높은 평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지배구조원의 ESG 평가는 작년 한 해 동안 각 기업이 추진한 ESG 활동에 대한 공시자료와 기업의 피드백 및 이사회 인터뷰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올해의 경우 지난해의 ESG 활동이 기준이 된다. 등급은 S(탁월), A+(매우 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 취약) 7개로 분류된다.
한편 ESG 등급은 자본시장 참여자들이 상장회사의 ESG와 관련한 발생 가능 위험 수준을 보다 직관적으로 파악하게 하고, 투자의사 결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 유한양행 ESG 평가 통합 B+
2020년 ESG 통합등급에서 유한양행은 등급 평가 대상인 전체 760개 기업 중에서 134개 기업이 포함된 B+등급을 획득했다.
760개 기업의 ESG 통합등급 분포를 살펴보면 S는 0개, A+은 16개(2.1%), A는 92개(12.1%), B+은 134개(17.6%), B는 260개(34.2%), C는 236개(31.1%), D는 22개(2.9%)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B+등급은 지배구조, 환경, 사회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이 다소 필요하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다소 있는 등급이다.
해당 등급은 제약회사 중에서 높은 편에 속한다. B+보다 높은 등급을 받은 제약회사는 A를 받은 한미약품, 일동제약 뿐이다.
■ 환경(E) B+, 녹색기업 인증, 환경경영시스템 구축한 기업
평가등급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유한양행은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모든 부문에서 지난해와 동일한 B+을 획득했다.
유한양행은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경영을 바탕으로 ESG 영역을 종합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먼저 환경 부문을 살펴보면 유한양행은 2009년 환경부가 지정한 녹색기업으로 인증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환경오염물질은 법 기준의 20% 이내의 배출농도를 관리하는 등 자율적으로 환경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유한양행 오창공장은 환경경영시스템인 ‘ISO14001’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금강유역환경청과 ‘미세먼지 고농도 계절 자발적 저감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렇듯 체계적인 환경 친화적 경영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환경(E) 부문에서 B+을 받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다만 동종업계에서 환경부문 B+은 가장 높은 등급이다.
■ 사회(S), 지배구조(G) 모두 B+
사회(S) 부문에서 유한양행의 사회공헌 활동이 두드러진다. 유한양행은 공익재단인 유한재단을 통해 매년 안정적인 수익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장학사업과 교육사업지원, 기술문화 연구 장려사업 및 다양한 사회복지사업 등을 활발히 전개해오고 있다.
또한 회사는 자원봉사를 원하는 직원의 경우 회사에서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봉사단 결성 시 초기 인큐베이팅(지역 수요처 연계, 봉사자 모집 등)을 통해 향후 자체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자원봉사 활동에 필요한 필수적 경비와 물품 등은 회사에서 지원한다.
지배구조(G)을 살펴보면 유한양행의 공익적 지배구조는 재계에서 대표적인 모범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유한양행 창업자인 고(故) 유일한 박사가 1971년 타계 시 전 재산을 공익재단인 유한재단과 유한학원에 기부하여 경영과 소유가 분리된 구조를 만들었다.
유한양행의 2020년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최대주주는 유한재단이다. 한국의 주요기업들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최대주주가 창업주의 후손이라는 점과 대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