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산'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스푸트니크V, 화이자·모더나 누르는 '제3의 대안' 부상
[뉴스투데이=한유진 기자]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예방 효과가 각각 최대 90%, 95%에 이른다는 임상 3상 중간결과가 발표됨에 따라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두 백신 모두 '국내생산' 될 예정이다. 화이자, 모더나를 누르는 '제3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두 백신 모두 화이자와 모더나 보다 가격, 보관온도 측면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확보 과정에서 효능, 가격 등을 고려한 선택 폭이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의 전임상 시험자료를 사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식약처 관계자는 “임상시험 심사와 허가 기간을 대폭 줄이는 ‘GO신속프로그램’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가 품목허가를 신청하면 1~2월 내로 승인을 내줄 수 있다”고 말했다.
■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예방효과 평균 70%, 최대 90% / 1회분당 3~4달러, 2~8도 보관 가능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포드 대학이 공동으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임상 3상 중간 결과에서 투약 방식에 따라 최대 90%의 예방효과를 보였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평균 예방률은 70%다. 해당 백신은 2회 접종해야 한다.
BBC 보도와 옥스퍼드대 발표에 따르면 옥스퍼드대와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과 브라질 등에서 약 2만4000명의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했다.
그 결과 131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왔다. 이 중 백신을 두 차례 투여받고도 코로나19에 감염된 피실험자는 30명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01명의 감염자는 플라시보(가짜약)을 투여받은 피실험자였다.
이번 임상시험은 두 가지 투여 방식으로 진행됐다. ‘피실험자에게 2회 접종 모두 고용량을 투여하는 방식’과 ‘절반 용량을 투여한 후 고용량을 투여하는 방식’을 각각 시험했다.
이 중 2회 접종 모두 고용량을 투여하는 방식으론 62%의 예방 효과를 보였지만, 절반 용량만 투여한 후 고용량을 투여한 방식에선 90%까지 예방 효과가 올라갔다. 옥스퍼드대는 이 두 방식을 종합해 백신이 70.4%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옥스퍼드대에 따르면 백신을 맞은 피실험자 중 입원치료를 받거나 심각한 부작용을 호소한 경우는 없었다.
가격도 타 백신에 비해 상당히 저렴하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은 1회분당 3~4달러(약 3300원~4500원)이다.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은 20달러(약 2만2000원), 모더나의 경우는 32~37달러(약 3만5000원~4만1000원)이다.
보관온도도 기존에 화이자 모더나 백신에 비해 덜 까다롭다. 화이자 백신과 모더나 백신은 각각 영하 75도와 영하 20도에서 보관해야 한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일반 냉장고 온도인 영상 2도~8도에서 6개월 간 보관할 수 있다.
특히 해당 백신은 국내 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해당 제품을 위탁생산하는 만큼 다른 수입 백신보다 빨리 국내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7월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고 임상시험용 물량을 생산하며 상업용 생산에도 대비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가 다음달부터 백신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생산이 본격화되는 내년 초에는 아스트라제네카가 한국에 품목허가를 신청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때문에 사전심사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심사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 3월 안에는 국내 시판이 가능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때문에 국내 시판 1호 코로나19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제품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 러시아 '스푸트니크V ' 백신 예방 효과 95% / 1회분 당 20달러, 2~8도 보관 가능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지원한 국부펀드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은 ‘스푸트니크V’ 백신의 임상 3상 시험 2차 중간 분석 결과 ‘스푸트니크V’ 면역 효과가 95% 이상의 예방효과를 보였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RDIF는 스푸트니크V 백신과 가짜약 접종을 두 차례 모두 마친 약 1만9000명 가운데 39명의 감염자에 대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효능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RDIF은 “첫 번째 접종 후 28일(두 번째 접종 후 1주일)째에 예방 효과가 91.4%로 나왔으며, 첫 번째 접종 후 42일(두 번째 접종 후 21일)째에는 95% 이상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RDIF는 현재 4만명 이상의 자원자들이 등록 후 시험(임상 3상)에 참여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2만2000명은 첫 번째 접종을, 1만9000명은 두 차례 접종을 모두 마쳤다고 전했다.
임상 참가자들에게선 접종 부위 통증, 체온 상승, 무기력증, 두통 등의 전형적 증상만 나타났을 뿐 예상 밖의 부작용은 없었다고 알려졌다.
스푸트니크V의 가격은 20달러(약2만3000원) 이하로 알려졌다. RDIF 측은 모더나(20달러)와 화이자(32~37달러)보다는 저렴한 가격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백신 역시 2회 접종해야 한다.
보관온도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비슷하다고 알려졌다. 해당 백신은 2~8도에서 보관이 가능하다.
RDIF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스푸트니크V 백신의 해외 공급이 시작되며 인도와 브라질 중국, 한국 등에서 생산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