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부동산 시장의 끝없는 가격 상승이 가능할까?
[뉴스투데이=이철규 경제부장]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부동산은 물론 주식시장까지 여파를 미치며 출렁거렸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자 3월 한때 국내 주식은 1400선까지 추락했으며, 부동산도 매매가가 출렁이며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거래가 감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충격에도 일부 중심지역은 신고가를 갱신하는가 하면
,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
이에 집이 없는 무주택자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는가 하면
,
부자가 되는 지름길은 부동산이란 인식을 심어주기도 했다
.
최근 이 같은 현실을 보여주는 한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끈다. 지난 10월 28일 KB금융지주가 펴낸 ‘2020 한국富者보고서’는 국내 부자들의 자산관리법을 분석한 자료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
년동안 국내 부자들은 전체 자산 중 부동산의 비중을 더욱 높인 것으로 나타난다
. 2016
년부터 서울의 집값은 기록적인 상승을 보이고 있다
.
실제로 본격적인 상승기에 접어든
2016
년 서초구는 연간
13.5%,
강남구는
12.97%
가 상승했다
.
부자들은 상가가 아닌 거주용이나 투자용 부동산에 집중했다
.
총자산
50
억 미만의 부자들은 거주용 부동산에
, 50
억 이상의 부자들은 투자용 주택에 몰입했다
.
이에
2016
년
51.4%
를 차지하던 부자들의 부동산 비중은 올해
56.6%
로 증가했다
.
2011
년 거주용 주택이
46.2%,
투자용 주택이
13.4%
를 차지하던 비중은
9
년 뒤인
2020
년에는 거주용 주택이
52.4%,
투자용 주택이
18.2%
로 증가했다
.
서울의 집값이 상승하는데 부자들도 한 몫을 한 셈이다
.
부자들이
2016
년부터 대거 주택 구입에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지만
,
반대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실수요층이 그만큼 줄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
지금의 집값을 유지하기 위해선 그만큼 가격을 받쳐줄 수 있는 수요층이 있어야만 한다
.
현재 그 수요층으로 등장한 것이
2030
세대이지만
,
이후 그들의 집값을 받쳐줄 수요층은 찾을 수 없다
.
게다가 정부는 최근
‘2030
년까지 공시가율을 시세의
90%
까지 끌어올리겠다
’
고 밝혔다
.
공시지가는 보유세와 같은 부동산 세금은 물론
,
건강보험료나 국민연금을 책정하는 기준이 되는 잣대이다
.
따라서 한 채 이상의 집을 가진 사람들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
또한
1
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에 다른 주택을 구입할 경우
, 8%
의 취득세를 물어야 한다
. 3
주택자의 경우는 더 높아
12%
에 달한다
.
이 같은 세금은 집을 사려는 사람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
실수요자를 제외한 이들의 집 구매를 차단하겠다는 의도지만 이는 수요층의 감소를 불러오고 있다
.
지난
6
월
1
만
5615
건을 기록하던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10
월
3467
건으로 급감했다
.
수요층이 감소하며 거래량이 급감한 것이다
.
이는 서울의 집값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실수요층이 줄었다는 것을 뜻한다
.
이젠 집을 사고 싶어도 세금과 대출 부담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에 사람들은 비규제지역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
김포는
‘
금포
(
金浦
)’
로 불리고 있으며 잠잠하던 일산의 집값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
시장이 정책의 빈틈을 찾아나서고 있는 셈이다
.
이 같은 풍선효과는 정부가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
풍선은 공기가 가득차면 언제고 터지기 마련이다
. 2016
년 들어 자산 중 부동산의 비중을 확대한 부자들에 이어 마지막 수요층이라 할 수 있는
2030
세대까지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면서 이제 풍선돌리기가 시작되고 있다
.
정부의 부동산 대책 역시 풍선돌리기란 지적으로부터 자유로울 순 없다
.
공급이 뒷받침하지 못한 규제 정책은 결국 서울의 집값을 올리는데 일조했을 뿐 아니라
,
서울 일부지역에서 시작된 규제가 서울 전지역을 넘어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
규제의 의미가 퇴색되고 말았다. 결국 양떼 몰이효과만 가져왔을 뿐이다
. 물론 3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빨라야 2025년 이후에나 효과를 볼 수 있는 이야기다.
그러나 ‘
달도 차면 기운다
’
는 말처럼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법이다
.
집값이라고 해서 늘 상승만 할 수는 없는 법이다
.
어느순간 변곡점이 생긴다면 상승세를 이어가던 집값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최근 많은 부동산 전문가들이 급등한 부동산 가격을 걱정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
풍선은 담을 수 있는 공기의 양이 정해져 있다
.
풍선의 공기를 빼내는 것은 터뜨리는 것도 방법이지만 잡고 있는 끝매듭 부분을 풀어주는 것도 방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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