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은 초록불 켜지만 '리쇼어링'으로 미국에 일자리 빼앗길수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 후보가 당선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경합주에 대한 개표중단 소송을 제기하는 등 대선불복에 돌입함에 따라 상당기간 '진흙탕 싸움'이 예상된다. 하지만 큰 이변이 없는 한 내년 1월 20일 바이든 후보가 제 46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때와 전혀 달라질 '바이드노믹스 Bidenomics·바이든의 경제 정책)'가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긴급 점검한다. <편집자 주>편집자>
[뉴스투데이=이채원 기자] 미국대선에서 민주당 존 바이든 후보의 당선은 곧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강화해온 보호무역주의와의 결별을 의미한다. 바이든 후보는 관세장벽 낮추기, 보조금 감축 등을 골자로 하는 자유무역주의자이기 때문이다.
이는 당연히 한국의 수출기업에 호재로 작용하게 된다. 하지만 딜레마가 있다. 수출이 늘어도 그에 상응하는 일자리 증가는 쉽지 않을 공산이 크다.
바이든의 또 다른 핵심 경제정책이 '리쇼어링(해외로 향하던 미국의 공장을 본국으로 불러들임)'이기 때문이다. 중국, 베트남 등에 진출했던 자국기업의 생산공장을 다시 본토로 불어들이는 데 박차를 가하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다. 미국시장에 수출하는 대다수 한국기업들은 미국 현지 공장을 증설해야 하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수출이 늘어도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 바이든의 자유무역주의, 한국 수출기업에 호재로 작용 / 수출이 늘어도 일자리는 안늘어?
유진투자증권의 ‘제 46대 미 대통령 바이든 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든 시대가 현실화 되면 한국과 중국 미국으로 이어지는 교역 가치사슬이 회복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의 수출여건이 개선된다.
아울러 바이든이 당선될 시 미국이 WTO(국제무역기구)에 재가입할 확률도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바이든이 트럼프처럼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울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와 같은 국제무역협정에도 다시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수출여건은 경제 전반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쉽사리 좋아진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바이든은 트럼프와는 다른 세련된 정치를 보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기업에 가해지는 규제가 줄어든다는 기대가 있다”며 “중국과의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수출 여건을 개선해주는 요인이다”고 밝혔다.
■ 바이든의 ‘메이드인 아메리카’ 주목 / 유진투자증권, "바이든이 혜택 주면 한국기업은 미국행 선택할 듯"
바이든은 ‘메이드 인 아메리카’ 조세 정책을 통해 미국 내 일자리를 확대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미국 기업이 해외에서 생산한 제품과 서비스를 미국으로 다시 가져와서 팔 때 10%의 세금을 부과한다. 법인세 최고세율 또한 21%에서 28%로 올려 징벌적 세금을 매길 방침이다. 또한 미국 기업이 해외에서 수익을 거둘 경우 내는 세금도 기존 10.5%에서 약 10% 더 인상한 21%로 바뀐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 생산시설을 가동하는 기업에게는 세제혜택을 부여한다. △미국 내에서 폐쇄한 시설을 되살려 생산을 가동하는 기업 △해외 일자리를 미국으로 재이전하는 경우 △생산 시설을 개조하거나 확대시킨 기업 △제조업 직원 급여를 이전보다 높인 경우 10%의 세액공제를 제공한다.
미국의 메이드인 아메리카 정책의 조건이 한국의 수출기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면 한국기업들 또한 미국으로 건너가 생산시설을 가동시킬 가능성이 커진다.
이에 대해 유진투자증권 이상재 경제연구원은 “한국기업이 바이든 후보의 투자유치전략에 대해 유리하다고 생각이 들면 당연히 미국으로 향하게 될 것”이라며 “지난 4년간 트럼프 시대에는 자발적인 기업의 유도보다는 강제적인 미국 사업유치 전략을 펼쳐왔지만 바이든은 이와는 다르다고 보고 한국기업들도 기업의 이윤 극대화를 위해서 건너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