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읽기 ⑧] 바이든 과반 선거인단 270명 오늘 오후 확정, 최대 경합주 3곳 무관 당선 확실에 바이든 수혜주 급등

정승원 기자 입력 : 2020.11.05 10:17 ㅣ 수정 : 2020.11.05 13:34

개표 내내 뒤졌던 위스콘신과 미시간에서 막판 쏟아진 우편투표 몰표 힘입어 바이든 극적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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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미국 대선의 개표가 종반으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후보가 과반 선거인단 270명 중 253명을 확보했다. 당선에 필요한 남은 선거인단은 17명인데, 개표가 끝나지 않은 애리조나(선거인단 11명)와 네바다(6명)에서 앞서고 있어 차기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개표 중반까지 앞섰다가 막판 우편투표 개표와 함께 뒤집힌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즉각 소송전을 시작했다.

 

조 바이든(왼쪽) 후보가 5일 오후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소송전에 착수했다. [연합뉴스]
 

■ 바이든, 개표후 줄곧 뒤지던 위스콘신과 미시간 등 러스트벨트에서 막판 역전승= 바이든 후보는 4일(현지시간) 오전 계속된 개표 중반까지 러스트벨트(쇠락한 북동부 공업지대) 핵심인 위스콘신(10명)과 미시간(16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뒤져 선거에서 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우편투표에 대한 개표가 시작되자 상황이 역전됐다. 위스콘신이 먼저 뒤집혔고 뒤이어 미시간도 역전에 성공했다.

 

CNN에 따르면 개표가 99% 이상 끝난 미시간은 바이든이 50.3%, 트럼프가 48.1%로 두 후보간 표차는 11만9753표였다. 위스콘신은 바이든 49.6%, 트럼프 48.9%로 표차가 불과 2만558표였다.

 

위스콘신과 미시간에서의 역전승에 힘입어 바이든 확보한 선거인단은 5일 오전 현재 253명으로 늘었다. 과반(538명중 270명 확보해야 당선)까지는 선거인단 17명이 남았는데 공교롭게도 개표가 막바지인 애리조나(11명)와 네바다(6명) 두 곳을 합치면 바이든에게 필요한 17명의 선거인단이 확보된다.

 

5일 오전 현재 84.7% 개표를 마친 애리조나는 바이든이 51.0%로 트럼프(47.6%)를 9만3016표차로 앞서고 있다. 남아있는 표는 60만표 정도인데, 이들 대부분이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피닉스 등 대도시여서 바이든의 낙승이 예상된다.

 

AP통신은 아직 개표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바이든이 애리조나에서 승리했다고 보고 바이든의 선거인단 확보수가 264명으로 발표했다.

 

네바다 역시 남아있는 표 대부분이 라스베이거스와 리노 등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도시 지역이어서 트럼프가 이를 뒤집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CNN은 분석했다.

 

애리조나와 네바다는 남아있는 미개봉 투표에 대한 집계를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밝혀 이르면 한국시간으로 5일 오후 2시쯤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리조나와 네바다에서 바이든이 승리하면 바이든은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하게 되어 개표가 끝나지 않은 펜실베이니아(20명), 조지아(16명), 노스캐롤라이나(15명) 결과와 상관없이 대선에서 승리한다.

 

■ 공화당 텃밭 네브라스카에서 선거인단 1명 건진 것이 신의 한 수가 된 바이든=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는 예상대로 전통적인 공화당 텃밭 대부분의 주에서 승리했다. 막판까지 경합주로 분류됐던 텍사스(38명)와 아이오와(18명)와 함께 최대 승부처로 꼽혔던 플로리다(29명)까지 거머쥐면서 한때 재선 가능성을 높였지만 결국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물리쳤던 러스트벨트에서 바이든에 무릎을 꿇으면서 분루를 삼키게 됐다.

 

바이든이 애리조나와 네바다에서 승리하면 과반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데, 여기서 주목할 것은 네브라스카에서 바이든이 선거인단 1명을 가져갔다는 점이다.

 

미국은 거의 대부분 주가 지지율에서 단 1표라도 이기면 승자가 해당 주에 걸려 있는 모든 선거인단을 독식하는 승자독식제도를 채택하고 있지만 네브라스카와 메인은 다르다.

 

네브라스카(5명)와 메인(4명)의 경우 선거인단 2명은 주의 최다 득표자에게 배정하고, 나머지(메인 2명, 네브라스카 3명) 선거인단은 하원 선거구별로 최다 득표자에게 배정한다. 네브라스카 2번 선거구에서 바이든이 이기면서 5명 중 1명을 가져온 것이다.

 

바이든은 선거운동 내내 2번 선거구 유세를 통해 지지를 호소했는데 결과적으로 공화당 텃밭인 네브라스카에서 극적으로 건진 선거인단 1명은 바이든에게 당선에 꼭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하는 마지막 퍼즐을 완성시켜준 신의 한 수가 된 것이다.

 

5일 오전 현재 미국 대선 선거인단 확보 현황. 민주당이 253석을 확보, 당선에 필요한 270명에 바짝 다가섰다. [270투윈 캡처]
 

1996년 대선 이후 단 한번도 민주당이 승리하지 못한 애리조나에서 바이든이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도 이채롭다. 이 지역은 2008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고 존 맥케인 전 상원의원이 1987년부터 상원의원에 연속으로 당선될 정도로 공화당 지지기반이 확고한 곳이다.

 

선벨트 지역 중 하나이기도 한 애리조나는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트럼프 대신 바이든을 선택했다. 정통 보수주의자였던 멕케인은 2018년 사망하기전 장례식에 트럼프를 받지 말라고 유언을 남길 정도로 트럼프와는 갈등이 컸는데 결과적으로 죽은 멕케인이 살아있는 트럼프에게 펀치를 날린 셈이 됐다.

 

■ 러스트벨트 뒤집히자 소송카드 꺼낸 트럼프, 공화당 내에서도 회의적=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저녁 위스콘신과 미시간에서 바이든에 역전당하자 곧바로 소송카드를 꺼냈다.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에서는 개표중단 소송을 내고 위스콘신에서는 재검표를 요구했다.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민주당 측에서 공화당 투표 참관인에게 개표 과정을 숨기고 있어 소송을 낸다고 밝혔다. 공화당이 투명하게 개표를 확인할 수 있을 때까지 잠정적 개표 중단도 원한다고 전했다. 대선일까지 소인이 찍혔다면 사흘뒤인 6일까지 도착해도 개표하도록 하는 펜실베이니아의 규정도 다시 연방대법원에 가져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막판에 역전당한 미시간에 대해서는 개표중단을 요구했지만 이미 99% 이상 개표가 완료됐고 바이든의 승리로 끝난 상황이어서 소송전이 효과를 볼지는 미지수이다.

 

트럼프 캠프는 또 위스콘신에 대해서는 일부 지역에 부정행위가 있었다며 재검표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위스콘신법에 따르면 득표 격차가 1% 이내일 때는 재검표를 요구할 수 있는데, 바이든이 위스콘신에서 이긴 표차는 2만표 정도로 0.6%포인트로 이 조항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같은 소송전에 대해서는 공화당 내에서도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 공화당 소속 스콧 워커 전 위스콘신 주지사는 이날 트윗에서 2만표는 재검표로 넘기에는 높은 장애물이라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트럼프가 끝까지 소송전을 이어갈 경우 바이든이 과반인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하고도 차기 대통령으로 확정되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000년 대선에서 앨 고어 민주당 후보는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에게 대선에서 패배한 직후 패배를 승복했다가 그 다음 날 플로리다에 대한 재검표를 요구하며 대선불복을 선언했다. 이후 미 연방대법원이 재검표가 미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하고 고어 후보가 이를 승복하면서 일단락됐지만 미국은 대통령 당선자를 내지 못해 35일간 혼란을 겪기도 했다.

 

이번에는 연방대법원이 보수(6명), 진보(3명) 등 보수색채가 강해서 어떤 판결을 내릴지 불확실하지만, 법원이 선거결과를 뒤집을 경우 후폭풍이 너무 크고 이미 2000년 대선에서 유사한 사례가 있어 결정적 변수는 아닐 것이라고 CNN은 예측했다. 한편 5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바이든의 승리가 확실해지면서 오성첨단소재, 한솔홈데크 등 바이든 수혜주들은 일제히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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