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보영 기자] 글로벌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가 지난 7월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 POP 50’에 따르면 배틀그라운드는 2017년 출시 후 3년 만에 전세계 5위를 차지했다. 어마어마한 인기와 한국게임의 가능성과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된다.
‘배그’는 10위권 내에 출시된 게임 중 가장 최근에 발표된 게임으로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포켓몬스터’, ‘닌텐도위핏’ 등 글로벌 히트작들 보다 높은 순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런 결과를 얻기까지 16년 간의 게임 개발이라는 ‘한우물’만 파온 김창한 크래프톤·펍지 대표의 역할이 컸다.
■
배그 출시 2년차에 단숨에 매출 1조클럽 달성…올해 또 다시 신기록 세우나
크래프톤의 2016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265억1900만원, 영업이익은 약 36억원 정도였으며 배그를 만든 펍지는 순손실을 이어가는 중이었다.
그러나 2017년 12월 크래프톤의 정식 출시이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폭발적으로 증가해 창립 이래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게 된다. 2017년 크래프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3103억5200만원을 기록했다. 2018년에는 1조1200억원을 벌어들여 1년 새 약 300% 가까이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1조874억원을 기록해 미미하게 줄었지만 올 상반기에만 8872억1554만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창립이래 매출 신기록을 세울 것이라고 예측된다.
영업이익은 2017년 266억3800만원에서 이듬해 3002억5146만원으로 11배 이상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3592억원9628만원으로 늘어났다. 지난 8월 발표한 2020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영업이익 5137억1355만원을 기록, 반기만에 크래프톤 자체 영업이익 기록을 또다시 갱신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크래프톤이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바로 ‘배틀그라운드’이다. 출시 직후부터 게임 시장을 휩쓴 배그는 ‘2017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는 총 6관왕에 선정, 그 다음해인 2018년에는 회사를 1조 클럽 반열에 등극시키는 글로벌 히트작이 됐다. 현재까지 국내 누적 가입자 수 2000만명을 돌파하고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수는 6억건, 활성화 플레이어만 5000만명 등 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 내년 IPO대어 크래프톤…통합법인으로 수익개선, 신작 출시 등으로 기대감↑
이같은 배그의 전세계적 흥행과 회사의 성장을 바탕으로 크래프톤은 내년 상장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크래프톤은 국내외 증권사에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 제안요청서(RFP)를 보내고 상장주관사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를 위해 먼저 크래프톤은 통합법인 및 독립 스튜디오 출범 등 활발한 조직변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는 12월 펍지 스튜디오, 블루홀 스튜디오 등 개발사들을 크래프톤 산하에 두고 비개발조직과 통합한 새로운 법인이 출범할 예정이다. 또 앞서 ‘스콜’, ‘엔메스’ 등 자회사 정리하며 수익 구조를 개선했다.
또한 신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엘리온’의 출시 역시 크래프톤의 IPO를 기대하게 하는 요소 중 하나라고 평가된다. 엘리온은 크래프톤이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을 맡았으며 오는 28일 미디어 쇼케이스를 개최, 구체적인 게임 모습과 출시일 등 서비스 방향을 공개할 예정이다.
■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개발만 20여 년, “크래프톤 ‘제작의 명가’ 만들고 싶다”
김창한 대표는 20년 가까이 게임만 개발해온 ‘한 우물’ 인생을 보여준다.
김 대표는 지난 6일 방영된 tvn 다큐멘터리 ‘그때 나는 내가 되기로 했다’에서 “내가 잘하는 것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꾸준히 계속 도전해야 한다”며 “성공은 결과일 뿐, 그것이 목표가 되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그가 게임 개발에 몰두할 수 있었던 인생의 터닝포인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다닌 컴퓨터학원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이라는 적성을 찾아 몰두하며 매년 전국대회에서 수상했고 대학과 졸업 후 진로에도 프로그래밍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안정적인 직업을 포기하며 창업에 도전한 김 대표는 2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실패의 쓴맛을 봤다. 6년간 3개의 게임을 개발했지만 모두 흥행에 실패,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절박한 마음으로 도전한 게임이 바로 2017년에 출시한 ‘배틀그라운드’이다.
김 대표는 배그의 성공에 대해 “생각지도 못한 성공에 어리둥절하면서 오히려 두려움이 생겼다”며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할 만큼 큰 사랑을 받았다. 보통 게임들이 출시 한 달 후 판매량이 점점 줄어든 것과 달리 배그는 계속 판매량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배그는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국산 게임 중 하나이자 역할수행게임(RPG)을 넘어 FPS(1인칭 슈팅게임)라는 또 다른 장르를 선도하고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평가받는다.
김창한 대표는 앞으로 계획과 관련, “게임 콘텐츠가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크래프톤이 좋은 게임을 계속 내놓을 수 있는 ‘제작의 명가’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 뉴스투데이 & m.news2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