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사태 전말과 6가지 의혹(2)] 의혹 중심에 선 금감원, NH투자증권과 하나은행 팀장은 묵인논란

변혜진 기자 입력 : 2020.10.18 08:42 ㅣ 수정 : 2020.11.21 15:49

감독·판매·수탁 등 전 과정에서 로비·유착 의혹 제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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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이 터지면서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은 곳은 금융권이다.

자산운용사 등 금융회사 관리·감독 주체인 금융감독원, 옵티머스 펀드 판매사 NH투자증권, 수탁사 하나은행까지 펀드판매 로비, 유착관계 의혹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의혹 1.  금감원, 옵티머스 ‘봐주기식’ 특혜? / 옵티머스 대표, 전 금감원장에 청탁 시도?

금융감독원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번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의 중심에 서 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자본금 부족 문제 등 부실 징후를 보였음에도 4개월 가까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 핵심 근거로 꼽힌다.

옵티머스는 2017년 8월 금감원으로부터 ‘자본금 미달’로 검사를 받고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됐지만 112일이 지난 12월이 돼서야 ‘유예’ 조치를 받았다. 금감원이 조치 결정을 내리는 평균 기간보다 2배 가까이 더 걸렸다.

야당 측에선 금감원이 옵티머스에 대한 조치 결정을 끌면서 ‘봐주기’ 혜택을 줬으며, 이 기간동안 옵티머스가 금감원 임원을 대상으로 로비를 시도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녹취록에는 나라은행장을 지낸 양호 전 옵티머스 회장이 “(2017년) 11월2일 금감원장을 만날 일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양 회장은 “이헌재 장관(전 경제부총리)을 만기로 했는데, 사정 봐 가면서 (부탁)하면 되겠네”라고도 말했다.

이에 야당은 양 회장이 이 전 부총리를 통해 최흥식 전 금장원장에게 옵티머스 시정조치와 관련한 청탁 등 시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옵티머스 고문으로 활동했으며 펀드 설립과 운용에 관여한 인물로도 알려졌다. 실제로 검찰이 확보한 옵티머스의 ‘펀드 하자 유치 관련’ 문건에는 옵티머스가 이 전 부총리의 추천으로 한국남동발전과 함께 바이오매스 발전소 프로젝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기재돼 있다.

전모 전 금감원 국장 역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에게 펀드 수탁사인 하나은행 관계자 등 금융계 인사들을 연결해주는 대가로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옵티머스에 인수합병(M&A)된 해덕파워웨이에 감사로 참여한 변모 전 금감원 수석조사역은 또다른 금융권 로비 창구로 거론되고 있다. 변씨는 지난 5월 옵티머스의 부실을 검사하는 금감원 국장과 팀장에게 전화를 걸어 “따뜻한 마음으로 봐 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 의혹 2. NH투자증권의 펀드판매 로비 의혹 / NH투자증권 “사실무근” 반박

옵티머스 펀드의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 역시 정영제 전 옵티머스 대체투자 대표와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로부터 펀드판매 로비를 받았는지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로비 의혹과 관련한 핵심인물인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옵티머스 펀드 판매를 위해 정영제 전 대표를 통해 NH투자증권 고위관계자에게 접촉했다는 진술을 한 바 있다.

이에 NH투자증권은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NH투자증권 측은 “2019년 3월19일 정영제 전 대표가 경기도 봉현 물류센터 PF에 대한 대출 가능여부 문의 건으로 당사 방문해 정영채 사장을 접견했다”면서도 “옵티머스 펀드에 대한 내용은 일체 언급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영제 전 대표가 본인이 주도하던 물류센터 PF에 대한 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해 김재현 대표에게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펀드를 팔게된 게 본인의 로비에 의해 가능했다’고 거짓으로 말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김 대표의 펀드판매 로비 의혹과 관련해선 “2019년 6월26일 김재현 대표와 우연히 점심 식사 자리에서 동석한 것”이라며, “(2주 전에) 이미 옵티머스 펀드의 제안서를 받고 판매를 시작(6월13일)했다”고 밝혔다.

다만 정영채 대표는 16일 농협 국정감사에서 옵티머스 측으로부터 사전에 펀드 판매 요청 관련 연락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정 대표는 “2019년 4월 옵티머스 고문 측으로부터 상품을 팔고 싶은데, 상품 담당자를 소개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당사의) 상품승인소위원회 위원장에게 접촉해보라고 메모를 남겼다”고 밝혔다.

이에 야당 측은 “대표이사가 상품승인소위원회 담당자에게 옵티머스 관련해 얘기하면 지시로 생각할 수 밖에 없겠느냐”며, “왜 이런 사실을 국감장에서 밝히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NH투자증권은 옴티버스 펀드의 상품판매 승인절차 등에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옵티머스 측으로부터 로비를 받아 상품판매 승인을 초고속으로 내줬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3일 만에 펀드 개설이 된 것이) 굉장히 빠른 것”이라며, “‘정영제의 청탁’을 통해 정 사장이 직원에게 지시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NH투자증권 측은 “1개월 이상의 내부 검토 후 정상적인 내부 심사절차를 거쳐 판매를 개시했다”고 반박했다.

■ 의혹 3. 하나은행 A팀장, 옵티머스 ‘펀드 돌려막기’ 사전에 몰랐나?

옵티머스 펀드 자산을 보관·관리해온 하나은행에도 옵티머스와의 유착관계 의혹이 나오고 있다.

 

앞서 옵티머스는 처음 수탁을 맡았던 기업은행이 펀드 편입자산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자 2018년 경 하나은행으로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집중 수사하고 있는 하나은행의 핵심인물은 수탁 부서의 A팀장이다.

이와 관련해 A팀장과 김 대표의 면담이 주목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신탁계약서 등의 위조 사실을 NH투자증권 실사 팀에 알렸던 6월16일 A팀장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대표는 NH투자증권 측에 A팀장을 “우리 일을 오래 도와주신 분”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검찰은 A팀장이 옵티머스 ‘펀드 돌려막기’ 등 관련 사실관계를 미리 인지했다고 보고 사전 공모 가능성까지 살펴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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