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상장 초읽기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BTS리스크'는 '빈약한 롱테일'의 산물
문재인 대통령이 한류 콘텐츠로 지목한 BTS, 빅히트 입장에선 '파레토의 법칙'
[뉴스투데이=김보영 기자] “‘포브스’는 BTS 열풍을 새로운 표준이라 했습니다. BTS는 빌보드차트에서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유료 온라인 공연에 76만 명을 동원하는 등 우리의 콘텐츠 경쟁력이 이미 세계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4일 콘텐츠산업의 잠재력과 확장성을 추진하기 위해 마련된 ‘디지털 뉴딜 문화콘텐츠 산업 전략보고회’에서 이와 같이 말하며 “앞으로 ‘온라인 전용 공연장’ 등 공연문화 인프라 확충으로 K-팝 온라인 콘서트를 개최할 것”이라고 디지털 뉴딜과 콘텐츠 산업의 전략으로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BTS 인기 힘입어 다음 달 상장 대박 예상/매출 97%이상 BTS, ‘파레토 법칙’이 위험 요소
앞서 문 대통령이 말했듯 BTS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K-팝 아티스트로 지난달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핫100’차트 1위를 달성하고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차트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영국 ‘웸블리’ 구장 6만 석 매진, 유엔총회 연설, ‘AMAs’와 그래미 어워드 수상 등 전례없는 기록을 세워가는 중이다.
실제로 BTS의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대표 방시혁, 이하 빅히트)’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다음달 상장이 예정된 빅히트는 증권가에서 목표주가를 38만원까지 제시하고 있으며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빅히트 주식을 30만~35만원에 사겠다는 투자자들도 등장했다.
빅히트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안정적이다. 최근 사업보고서에선 올해 빅히트 상반기 매출이 2934억, 영업이익은 497억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치를 보이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도 변함없는 방탄소년단의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지난 3년간 매출은 2017년 924억에서 2018년 2142억원으로 132% 증가했으며 지난해 매출은 5879억원을 기록해 2018년 대비 95% 늘었다. 영업이익은 2017년 325억원에서 2018년 641억으로 97%로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975억원으로 2018년보다 17%로 상승했다.
매년 100%에 가까운 성장에 힘입어 빅히트는 지난 24일과 이날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다음달 5~6일 일반 투자자 대상 총 713만 주 청약 신청을 받은 뒤 10월 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빅히트의 공모가 희망 범위는 10만5천원∼13만5천원 이며 이를 시가총액으로 계산하면 약 3조7000억원∼4조8000억원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업계에선 빅히트 기업가치가 다소 고평가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매출은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80%가 넘는 매출이 BTS라는 단일그룹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마저도 지난 5월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이하 플레디스)’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BTS 단일그룹에서 발생한 매출 쏠림이 완화된 것이며 플레디스 지분 확보 전 BTS가 빅히트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과 2019년 각각 98.2%, 97.4%에 해당한다. 그야말로 BTS라는 하나의 히트 그룹이 엔터테인먼트 기업 전체를 이끌어 가는 ‘파레토 법칙’을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작년 기준 빅히트 전체 매출액의 97%가 방탄소년단으로부터 나왔다”며 “통상적 표준 최대 계약 기간이 7년인 만큼, 아이돌 그룹의 경우 전속계약 만료시점 도래가 위협 요인 중 하나다”라고 향후 빅히트 미래가치 부족에 대해 지적했다.
BTS의 병역문제도 기업가치의 위험 요소 중 하나다. 1992년생부터 1997년생으로 구성돼 있는 BTS는 모두 현역병 입영대상이며 출생연도가 가장 빠른 멤버 ‘김석진 (진)’이 병역법 기준 입영연기를 하더라도 내년 군입대를 앞두고 있다. 맴버가 하나둘 공백이 생기면 어떻게 메꿀 것인지 그리고 재계약 종료 시점인 2024년이 되었을 때 어떤 변수가 생길지 예측이 어려운 점도 빅히트의 미래가치를 보장할 수 없는 이유이다.
■ 빅히트, 아티스트 간접참여형 매출 비중 확대 추진/콘텐츠 기업으로 가기 위한 ‘롱테일 전략’
빅히트는 이 같은 문제점을 의식, '롱테일 전략'을 추진하고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롱테일 전략'은 '파레토 법칙'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핵심 소수에서 벗어나 넓은 범위의 다양한 니즈와 상품에 투자하겠다는 전략이며 빅히트가 BTS에 편중되어 있는 매출 비중을 다른 사업으로 확장시키겠다는 계획을 보여준다.
2일 발표한 투자설명서에서 빅히트는 자사의 기업가치 산정 시 비교기업으로 네이버와 카카오를 지목했다. 단순히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넘어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나타낸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빅히트가 발표한 계획처럼 거대 콘텐츠 기업이 되기 위해선 BTS에 쏠린 수입구조를 벗어나 다방면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다만 최근 빅히트가 제출한 공시자료엔 입대·질병·사고 등으로 인한 아티스트의 활동 중단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MD·영상콘텐츠·게임·교육 등 아티스트 IP로부터 파생된 2차 저작물 중심의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기록되어있다. 빅히트는 "이러한 노력에 따라 아티스트의 직접 활동이 수반되지 않는 간접참여형 매출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빅히트는 간접참여형 매출의 일환으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팬 커뮤니티 공간인 ‘위버스’를 출시하고 한정판 굿즈(상품)를 판매하는 ‘위버스샵’ 등을 만들었으며 BTS를 주제로 한 게임, 소설, 한국어 교재도 내놓는 등 새로운 미래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최근에는 자사 콘텐츠 및 IT 플랫폼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서도 데이터베이스, 정보기술(IT), R&D(연구개발) 전문가들을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히트가 자사 애플리케이션 ‘위버스’를 통한 온라인 콘서트, 멤버십 운영, MD 판매를 통해 간접 매출을 극대화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며 “향후 큰 문제 없이 간접 참여형 매출은 2~3배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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