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롯데온' 승부수 성공시키기 위한 과제와 해결책은?

안서진 입력 : 2020.09.02 08:27 ㅣ 수정 : 2020.09.02 09:00

'소비자주의' 관점에서 3가지 문제 해결해야 / 회원등급제 폐지는 신속해결 했으나 '소통 부족' 문제 남겨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뉴스투데이=안서진 기자] 통합 온라인몰 플랫폼인 '롯데온'을 둘러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고민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2년여 동안 3조원을 투자한 롯데온이 출범 4개월이 지난 현 시점에서 여러가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롯데쇼핑의 재도약이라는 사명을 부여받고 기용된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가 풀어가야 할 과제로 꼽힌다.
 
뉴스투데이가 SNS 및 소비자들의 의견을 취재한 바에 따르면 롯데온이 드러낸 문제점 뿐만 아니라 그 해결책의 방향도 선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방향은 신동빈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소비자주의'이다.
 
신동빈 회장과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그래픽=뉴스투데이]
 
롯데온은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롯데 유통 계열사 7개 쇼핑몰의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해 지난 4월 말 야심 차게 출범했다. 규모의 논리를 통한 매출신장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시대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꼽히는 빅데이터 구축을 겨냥한 사업혁신이었다.
 
그동안 오프라인 매장과 각각의 온라인몰에서 쌓아온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해 빅데이터를 활용한다면 국민의 약 75%에 달하는 3900만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쿠팡, 쓱닷컴, 마켓컬리 등 강력한 선발주자들과의 경쟁은 쉽지 않은 형국이다. 일단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겨야 하는 단계인 것으로 분석된다.
 
오픈 첫날에 트래픽 과부하 문제로 사이트가 먹통이 됐던 것은 일과성 해프닝이라고 볼 수 있다. 소비자의 목소리를 경청해 풀어나가야 할 문제점은 크게 3가지 정도로 나뉜다.        
     
[표=뉴스투데이]
 

첫째, 우선 소비자들이 가장 큰 불만을 호소하는 것은 회원 등급제 폐지 문제다. 롯데온이 론칭되면서 자연스럽게 이전 롯데닷컴의 회원 등급은 폐지됐다. 기존 롯데닷컴의 회원제는 웰컴, 프렌드, 실버, 골드, 플래티넘으로 구분됐으나 롯데온으로 통합되면서 고객들의 등급이 일괄 무효가 된 것이다.

 

회원 등급제 폐지로 일부 고객들은 불만을 호소하며 발길을 돌리고 있는 현실이다. 회원 등급제 폐지와 관련해 충성 고객의 잇따른 이탈이 발생하자, 롯데온은 지난 7월 통합 등급제를 새롭게 시행했다. 온라인몰 회원 등급을 롯데온에 맞춰 MVG, VIP, GOLD, ACE 등 4단계로 통일한 것이다.

 

롯데온 관계자는 “롯데닷컴에서의 기존 회원제가 롯데온으로 통폐합되면서 없어지거나 변경된 부분이 일부 있었다”면서 “그러나 지난 7월 롯데온 통합 등급제를 새롭게 시행하면서 이전 롯데닷컴 우수 회원들에게는 실적과 상관없이 그 이상의 혜택과 할인 쿠폰을 지급해드렸다”고 설명했다. 

 

회원등급제 문제는 롯데온 측이 신속하게 소비자의 입장에서 해결책을 시행한 것이다.

 

다만 고객 소통이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롯데온은 론칭 전부터 계속해서 문자, 이메일 등으로 변경 사항을 고지했지만 제대로 된 안내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고객이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등급제 폐지 조치 자체가 소비자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조치라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고객과의 소통 채널을 재정립하는 것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는 평가이다. 

 

둘째, 기술적인 장애요인 역시 문제로 꼽힌다. 롯데온 론칭 초기부터 앱 튕김 현상, 속도 느림 등은 고질적인 문제로 언급됐다. 이에 롯데온 측은 편리한 쇼핑 환경 개선을 위해 여러 차례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한 소비자는 “지난 8월 업데이트 이후 자동 로그인이 되지 않아 앱에 들어갈 때마다 로그인하는 불편함과 장바구니 시스템 오류로 들어가지지 않는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롯데온 측이 개별 소비자 입장에서 로그인하는 시뮬레이션을 반복함으로써 기술적 문제점을 완벽하게 파악,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인 것이다.

 

마지막 과제는 '통합의 미완성'이다. 롯데백화점의 ‘100 Live’가 백화점업계 라이브커머스 채널을 선도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롯데마트까지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롯데하이마트의 ‘하트라이브’와 롯데면세점의 ‘LDF LIVE’ 역시 최근 자체 채널을 오픈했다.

 

롯데온 역시 지난 7월 ‘온 라이브(ON LIVE)’를 론칭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 서비스가 주목받으면서부터 롯데쇼핑의 계열사가 너도나도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이들 모두 제각각 운영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롯데하이마트와 롯데면세점의 라이브커머스는 통합몰인 롯데온과 콘텐츠 공유조차 되지 않고 있다. 

 

롯데온이 롯데그룹의 통합 플랫폼이라고 여기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또 다른 라이브커머스 출시는 혼란스러운 대목이라는 이야기이다.   

 

롯데그룹이 이처럼 몇 가지 유형으로 집약되는 고객 불만 사항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적극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는 게 초창기 롯데온의 성공여부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초에 완벽한 애플리케이션을 처음부터 만들 수는 없다”면서 “앞으로 롯데가 고객들의 불만 사항을 얼마나 정확하고 신속하게 파악하고 해결책을 마련하느냐에 따라 향후 롯데온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말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