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콘텐츠진흥원의 ‘디지털 패션쇼' 코로나19 불황 돌파구 되나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시대가 변해도 보수적이라 불리던 패션업계의 판도가 코로나19 이후로 새롭게 바뀌고 있다. 지금껏 관계자와 미디어, 바이어만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패션쇼가 관중 없이 디지털 패션쇼로 대중에게 완전히 개방됐고, 이러한 디지털 패션쇼는 특히 젊은 층의 관심을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
패션업계는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공개하며 관객들의 반응을 빠르고 쉽게 엿볼 수 있다는 점과, 쇼가 끝난 뒤 홈쇼핑 방식으로 제품을 설명하며 판매까지 이어지게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디지털 패션쇼를 반기고 있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김영준)이 25일부터 29일까지 개최하는 ‘2020 코카 디지털 패션위크(이하 KDFW)’는 코로나19로 인한 패션업계 불황의 돌파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디지털 패션쇼'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받는 사업영역으로 주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 비대면 패션쇼의 첫 신호탄 ‘2020 F/W 상하이 패션위크’ / 디지털 패션쇼의 대표적 성공사례
관중이 없는 디지털 패션쇼는 지난 3월 24일 F/W 상하이 패션위크에서 시작됐다.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세로 패션업계의 주요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는 상황에서, 상하이 패션위크 조직위원회가 알리바바 그룹과 협력해 디지털로 전환한 패션위크를 선언했다.
온라인 패션쇼라는 포맷은 기존에 브랜드들이 시도는 했지만, 패션위크라는 대형 행사 전체가 디지털로 진행된 것은 상하이 패션위크가 처음이라 화제가 되었고, 해당 행사는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상하이 패션위크 기간 동안 약 150개 브랜드와 디자이너들의 컬렉션 행사가 온라인 쇼핑몰 티몰, 오픈마켓 타오바오 라이브를 통해 중계됐고, 다양한 시도들을 선보였다.
패션쇼 라이브 스트리밍 시청 중 관객들은 댓글을 달고 마음에 드는 상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어 쇼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살필 수 있도록 했다. 패션쇼가 끝난 다음에는 진행자가 옷에 관한 정보와 스타일링 노하우를 알려주며 자연스럽게 구매가 이뤄지도록 했다. 상하이에서 주문한 상품을 받으면 2시간 만에 배달해주기도 했다.
■ 현대백화점, 삼성물산도 디지털로 패션쇼와 컬렉션 선보여
대형 패션행사들이 디지털 패션쇼로 문턱을 낮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대중에게 완전히 개방하고 젊은 층의 관심을 유도하는 데 성공하자, 백화점과 패션기업들도 디지털 패션쇼를 마케팅의 수단으로 선택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현대백화점은 서울시와 손잡고 코로나 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의 판매를 지원하기 위해 ‘서울365 현대백화점 디지털 라이브 패션쇼’를 진행했다. 9개의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가 참여했다.
패션쇼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11층 하늘정원에서 열렸으며, 현대백화점 공식 유튜브 채널인 ‘현대백화점TV’과 네이버 V라이브, 그리고 서울시 공식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 패션쇼 이후에는 서울시 홍보대사이자 어반스페이스오디세이 박지호 대표가 브랜드별 디자이너들과 토크쇼를 진행하며 제품을 직접 설명하며 판매했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총괄 디렉터인 정욱준 디자이너 브랜드 준지는 지난 7월 2021 S/S 디지털 파리 패션위크에 참여해 한강과 덕수궁을 배경으로 컬렉션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파리 패션위크 채널 인스타그램 등에 공개한 이 영상은 사흘 만에 총 1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할 만큼 높은 관심을 모았다.
‘SEOUL SOUL’을 주제로 한 이번 패션쇼는 한강, 시청, 북촌한옥마을, 남대문, 동대문, 을지로, 이태원, 서울역, 덕수궁, 광화문 등 서울을 대표하는 10개의 거리를 런웨이로 삼아 신상품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