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세계 첫 러시아 백신 개발 발표, 등록 후 임상3상 병행 소식에 제약바이오 충격 탈피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이틀째 계속되고 있다.
미국 등 세계 각국은 임상실험 결과 등 백신개발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가 충분치 않다며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는 반면 러시아는 “서방의 비판은 경쟁심에 근거없는 비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13일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미하일 무라슈코 보건부 장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외국의 동료들이 아마 어떤 경쟁심과 러시아 제품의 경쟁력 우위를 느끼면서, 우리가 보기에 전혀 근거없는 견해들을 밝히고 있다”면서 “하지만 러시아 백신은 일정한 임상 지식과 자료를 확보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문제의 러시아 백신은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러시아 국부펀드인 직접투자펀드(RDIF)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것으로 지난달 중순 76명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1차 임상시험을 완료했고 이후 2차 임상시험이 진행됐지만 자세한 내용은 알려진 게 없다.
2차 임상시험에 대한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러시아가 백신을 개발했다고 나서자 세계 각국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통상적으로 백신 개발 과정은 1, 2차 임상을 거친 후 수천, 수만명을 대상으로 3차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여기서 안정성이 입증되면 공식 백신으로 등록되고 양산과정을 거쳐 일반인에게 접종이 실시된다.
가장 앞서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던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와 화이자 등은 현재 3차 임상을 진행중이며, 이르면 10월쯤 결과발표가 나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2차 임상시험 후 곧바로 백신으로 공식 등록 후에 약 2000명을 대상으로 3차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방의 기준으로는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백신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 이제 3차 임상실험에 들어가는 단계일 뿐인데, 백신으로 공식 등록부터 한다고 우기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러시아의 발표 첫 날 선수를 빼앗겼다는 충격에 주가가 급락했던 미국의 제약바이오주들은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대부분 반등세로 돌아섰다. 모더나는 전거래일 대비 0.8% 올랐고, 화이자는 1.43% 상승했다.
다만 미국 정부의 자금지원을 받아 백신개발 중인 노바백스는 전거래일 대비 16.76% 하락하는 등 이틀 연속 큰 폭으로 하락했다. 노바백스는 연초 4달러 선에서 거래됐으나 백신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주가가 189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러시아 백신 개발과 관련한 직접적인 수혜주가 뚜렷하게 나오지 않은 가운데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대감으로 노랑풍선, 모두투어, 하나투어, 참좋은여행 등 여행주들이 급등하는 등 반사이익을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