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談] 서정진 회장이 챙겨보는 블라인드서 셀트리온 직원들은 무슨 얘기할까?

한유진 기자 입력 : 2020.08.13 07:10 ㅣ 수정 : 2020.11.21 12:10

식당 칭찬부터 높은 업무강도에 대한 불만까지 다양한 의견 분출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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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한유진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해 11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직장인 애플리케이션(앱)인 ‘블라인드’를 매일 꼼꼼히 살핀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우리 직원들은 블라인드에서 회사 욕도 하곤 하지만, 그래도 거기에서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지혜를 배울 수 있다”며 블라인드를 매일 확인하는 이유를 밝혔다.

 

‘블라인드’에서는 셀트리온 재직자들은 어떤 이야기를 하기에 서 회장이 관심을 가지는 것일까. 기자가 블라인드를 살펴보니, 셀트리온 직원들은 ‘속마음’을 드러내고 있었다. 서 회장은 블라인드를 통해 직원들의 본심을 파악하고 있는 셈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그래픽=한유진 기자]

■ 구내식당이 그렇게 맛있다던데요?

 

“구내식당 밥 때문에 셀트리온 들어가고 싶다”

 

블라인드 앱에서는 셀트리온 구내식당 밥이 맛있어서 이직하고 싶다는 얘기가 종종 나온다. 직장인 A씨는 “다른 건 모르겠고 셀트리온 구내식당에 뼈를 묻고 싶습니다”라고 얘기할 정도다.

 

셀트리온 구내식당은 셀트리온 직원들의 자부심이다. 아침, 점심, 저녁 세끼를 직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무료임에도 메뉴 구성이 다양하다. 평일에는 한식과 양식 두 종류로 식당이 구성된다. 직원들이 골라 먹으면 된다. 맛도 훌륭해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

 

셀트리온 식사일지를 올려놓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살펴보면 삼계탕, 리조또, 브리또 등 꾸준한 메뉴 개발에 항상 다채로운 메뉴가 제공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셀트리온 식사일지를 본 블라인드를 이용하는 직장인들은 “현타 온다”, “부럽다”, “이직 땡긴다”는 반응을 보였다.

 

■ 이직하고 싶어요! 회사 분위기는 어떤가요?/업무강도 높아 ‘헬트리온’?/치열한 창업의 역사가 셀트리온 문화 지배?

 

“셀트리온 직장으로서 어떤가요?”

 

블라인드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이 셀트리온 직원들에게 이렇게 질문했다. 이렇듯 블라인드는 직장인들을 위한 앱인만큼 셀트리온으로의 '이직 질문'이 많이 올라온다. 코로나19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제약바이오기업의 주가가 폭등하면서 셀트리온은 다른 기업 직장인들에게 선망의 대상으로 비춰지고 있는 모습이다.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를 박차고 셀트리온을 간다고?” 라고 놀라움을 표하는 삼바 직원과 “삼바를 박차고 여길 온다고?” 라며 간접적으로 만류하는 셀트리온 직원도 볼 수 있었다.

 

해당 질문에 대해 가장 많이 나온 대답으로는 “부서바이부서(부서마다 다르다)”라는 답변이었다. 또 다른 셀트리온 직원은 “자신이 다녀 본 회사 중 부서바이부서 가 가장 심한 회사”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또 “나는 우리 회사 너무 좋다” 라는 댓글들이 있는 반면 “여기가 헬트리온”, “너무 힘들다” 는 반응도 있었다. 업무 강도가 너무 높아서 셀트리온의 이직을 말리고 싶다는 셀트리온 직원들의 푸념도 적지 않게 발견된다.

 

대우자동차 최연소 이사 출신인 서정진 회장은 아무런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2002년 셀트리온을 창립,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시장에 뛰어들어 10여년만에 대성공을 거뒀다. 그만큼 치열하고 격렬하게 도전해온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일단 목표가 정해지면 앞뒤 보지 않고 달려가는 기업문화가 형성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요즘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업무 강도가 너무 높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이 같은 셀트리온의 역사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다녀보니 진짜 다들 젊어요”라는 댓글도 볼 수 있었다. 실제 셀트리온 직원들의 평균 나이는 34세로 미래 성장 동력인 제약바이오 산업에 걸맞게 젊은 인재를 지속해서 채용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 회장님, 엔터테인먼트 계속 하실 건가요?

 

“셀트 회장님 엔터는 그만...”

 

이런 글도 볼 수 있었다. 실제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최대주주인 셀트리온 홀딩스가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다. 이 회사는 2018년 이후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돈은 셀트리온이 벌고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가 쓴다는 말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는 2019년 개봉한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에 150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손익 분기점인 400만명에 턱없이 부족한 17만명의 관객수를 기록하며 영업 손실을 입었다.

 

그 후 영화 대신 드라마 ‘배가본드’, ‘나의 나라’ 등 꾸준히 콘텐츠를 제작하고 무난한 성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해 38억원의 영업 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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