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쓰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운 일본, 4년 연속 휴가 못 쓰는 나라 1위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항공, 호텔 등의 가격비교와 예약서비스를 제공하는 여행사이트 익스피디아 재팬이 지난 달 주요 국가들의 유급휴가 사용실태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작년 10월에서 11월 사이에 익스피디아를 사용하는 19개국의 1만 1217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그 결과 일본은 연간 20일의 유급휴가 중 단 10일만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 사용일수와 사용률(50%) 모두 19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사용률 워스트 2위를 기록한 말레이시아와 호주의 70%와 비교해서도 차이가 컸다.
하지만 일본이 이처럼 휴가사용에 열악한 나라로 분류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4년과 2015년 단 두 해만 한국(각 48%, 40%)에 최하위 자리를 내어줬을 뿐 2009년부터 꾸준히 최하위를 기록해왔기 때문이다.
그마저도 한국이 2016년에 53%를 기록하며 다시 일본을 앞섰고 2017년에 67%, 2018년에는 세계 2위 수준인 93%까지 상승하면서 비슷한 국가로 분류되는 일은 더 이상 없었다.
그에 비해 일본은 2015년에 60%를 정점으로 매년 50%를 유지해왔다. 휴가를 쓰지 않거나 못하는 이유로 일본 직장인들은 ‘긴급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라고 답했지만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유급휴가와는 별개로 병가나 특별휴가 등이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일본은 이마저도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인력부족’과 ‘일할 의욕이 없는 것으로 생각되기 싫어서’가 꼽혀 일본 특유의 아날로그식 업무처리로 인한 일손부족, 타인의 눈치 살피기 문화도 휴가사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19개국 중 유급휴가 사용률 1위는 브라질, 스페인, 독일, 싱가폴이 100%를 기록했고 프랑스, 캐나다, 홍콩, 대만도 93%를 기록해 회사로부터 받은 유급휴가 대부분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 일본 직장인들의 부러움을 샀다.
한편 상사가 휴가사용에 협력적인가를 묻는 질문에도 일본은 53%만이 그렇다고 답하여 역시나 19개국 중 최하위를 유지했다. 상위 국가들은 멕시코(84%), 인도(82%), 브라질(81%), 스페인(77%), 프랑스(73%) 등이었고 한국도 60%로 일본보다는 높았다.
조사결과를 본 일본 네티즌들은 매년 그래왔기 때문에 올해도 '역시나'라는 반응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공간에 올라온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평일야근에 주말출근도 밥 먹듯이 하는데 휴가사용마저 못하게 하는 걸 보면 회사들이 직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일본사회가 근로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큰 연휴들마저 개인휴가를 사용하게 하는 회사도 있고 휴일출근에 대한 대체휴무를 개인휴가로 쓰게 하는 회사도 있기 때문에 실제 사용률은 더 낮을 것이 분명하다.’
그들도 최하위를 기록하는 이유를 알고 있지만 바뀔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 현재 일본 직장인들의 휴가실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