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처리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해 12월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인수작업을 진행중이던 HDC현대산업개발,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코로나19로 더 나빠진 경영상황을 이유로 아시아나 재무제표를 다시 뜯어보자는 재실사를 요구하며 한발도 물러서지 않자 정부가 HDC현산 카드 외에 대안 찾기에 나선 것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영구채 주식 전환을 통해 충분한 지분을 확보한 후 향후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 다시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의 이같은 입장 변화는 최근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매도자인 금호산업에 8월 중순부터 12주 정도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들에 대한 재실사에 나설 것을 촉구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산 컨소시엄이 8월 중순부터 약 3개월 재실사를 요구한 것은 추가문제가 드러날 경우 인수가격을 조정하는 등 매각협상을 다시 하겠다는 의도”라며 “결국 이미 합의한 가격 등 매각절차를 따르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현산 컨소시엄이 이미 약속한 매각절차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차일피일 시간을 지체시키며 협상을 깰 구실을 찾고 있다는 의심마저 하고 있다. 재실사 요구 역시 이같은 전략의 일환이라는 판단이다.
채권단은 지난해 지원액 1조6000억원 중 5000억원으로 아시아나 영구채를 매입했다. 올해도 3000억 규모의 영구채를 추가로 인수했다. 이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면 채권단의 지분은 36.9%로 금호산업(30.79%)보다 6%포인트 더 많아진다.
채권단은 지난해 아시아나 매각 무산 가능성에 대비해 매각 대상 지분을 채권단이 임의로 매도할 수 있다는 특별약정도 체결했는데, 현산 컨소시엄과의 매각협상이 난관에 부닥친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이 같은 약정이 새로운 대안을 찾는데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일단 플랜B 가능성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아시아나항공은 28일 전거래일 대비 20.65% 오른 4295원에 마감됐고 장 마감후 시간외거래에서도 2.91% 오른 4420원에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