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전문기자 입력 : 2020.07.28 04:55 ㅣ 수정 : 2020.07.28 04:55
현대차 등 콜라보, 첨단기술로 ‘아파토피아(Apatopia)’ 만든다
현대건설은 올해로 개통 50주년이 된 경부고속도로 건설 등 대한민국의 국토를 다듬어 온 기업이다. 도로와 주택, 도시 등으로 국토를 개조하면서 창업자 정주영 회장 특유의 창의적 사고와 첨단기술을 접목시켜온 혁신기업이기도 하다. 현대건설이 최근 ‘단군이래 최대 재개발사업’, 한남 3구역 재개발 시공업체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지속가능한 도시 리모델링과 건설 주택 업계 활성화 방안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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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과 콘텐츠, 첨단기술 결합된 완성형 공동체, 아파토피아(Apatopia) 지향
[뉴스투데이=이상호 전문기자 / 최천욱 기자] 대한민국 최초의 아파트는 1956년, 서울 을지로 4가와 청계천 4가 사이 주교동 230번지에 세워진 중앙아파트였다. 그리고 첫 아파트 단지는 1962년 준공된 서울 마포 아파트였다. 1970년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를 거쳐 1990년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아파트는 생활공동체라기 보다는 콘크리트로 만든 집단거주지, 그래서 양계장에 비유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아파트는 더 이상 성냥갑 모양의 획일화된 회색빛 콘크리트 덩어리가 아니다. 주택 건설사들은 아파트에 콘텐츠를 불어넣고 첨단 기술과 환경이 조화되는 완성형 공동체로 만들고 있다. 최근 지어지는 아파트는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자연보다 더 자연스러운 환경, 숙면과 휴식을 위한 콘텐츠에 모빌리티까지 적용되는 ‘아파토피아’를 지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모태는 창업주 고 정주영 회장의 영혼이 담긴 현대건설이다. 2대 경영자 정몽구 회장을 거쳐 정의선 수석부회장에 이르기까지 자동차가 주력이 됐지만 현대건설은 여전히 그룹을 상징하는 회사다. 현대건설의 현 CEO, 박동욱 사장이 그룹 재무통 출신으로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최측근 인사라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대한민국 산업화를 견인한 창조적 경영인, 정주영 회장의 혁신 DNA는 현대건설 주택분야에 있어 ‘H시리즈’로 발현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2018년부터 ‘라이프스타일 리더’를 자처하면서 고객이 살고 싶은 집, 고객에게 필요한 기능을 갖춘 집을 만들기 위해 주택분야의 신상품 아이디어를 ‘H시리즈’로 명명, 발전시키고 있다.
2018년에는 새로운 현관(H클린현관), 거실(H월), 주방(H세컨리빙), 부부침실(H드레스퀘어), 공부방(H스터디룸), 욕실(H바스), 보이는 초인종(H벨),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콘센트(H파워) 등 내부공간 혁신에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해부터는 외부 공간을 중심으로 물리적 공간과 기술, 서비스를 융합한 차별화 상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 등과 콜라보한 디자인을 제시하며, H오토존, H클린알파, H나눔터, H아이숲, H독점향 등 총 10건의 상품을 디에이치 아너힐즈, 힐스테이트 리버시티, 힐스테이트 태전 9단지 등에 적용한 바 있다.
올해에는 건강, 이웃간 화합, 학업, 공유경제, 창작활동 등 ‘단지내 원스탑 라이프’를 가능케 하는 시나리오, 즉 콘텐츠와 내·외부의 콜라보 기술을 통한 차별화 상품을 추진하고 있다.
■ 대한민국 최초의 백화점이 있는 아파트단지, 문화콘텐츠도 공유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 재개발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 아파트단지 안에 현대백화점을 유치하기로 했다. 서울에서 백화점이 입점하는 최초의 아파트 단지가 되는 것이다.
현대건설과 현대백화점그룹의 주요 협력 사항은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및 보유 브랜드의 한남3구역 상가 입점 ▲ 상가 컨텐츠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상호 공동 기획 ▲ 한남3구역 입주민 대상 주거 서비스 제공(조식서비스, 케이터링 등)을 담고 있다.
또한, 현대백화점 문화 강좌를 포함한 다양한 문화 서비스도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주거와 소비 뿐 아니라 백화점이 보유한 수준 높은 문화콘텐츠까지 결합하게 되는 것이다.
현대백화점과의 이 같은 콜라보를 통해 완벽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입주민들의 니즈에 부합하면서 외관의 화려한 모습을 넘어선 단지의 가치는 물론 입주민의 실생활 품격까지 높일 수 있게 됐다.
■ 자연보다 건강한 실내 놀이터, 공해없는 스마트농장 ‘H클린팜’
지난해 현대건설이 내놓은 첫 번째 ‘H시리즈’는 쾌적한 실내 커뮤니티 공간 ‘H아이숲’이었다. 미세먼지 걱정 없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이자 부모가 함께 시간을 보내는 패밀리 라운지 개념의 커뮤니티 공간이다. 숲이라는 착각이 드는 디자인 뿐만 아니라 편백나무를 심고 산소발생기, 피톤치드 분사기 등으로 쾌적한 환경을 만들었다.
‘H아이숲’은 실내의 공간이지만 아이들은 야외의 숲을 누비듯 자유롭고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나무타기, 언덕 구르기, 돌틈사이 숨박꼭질 등 자연속에서 다양한 놀이가 가능하도록 디자인됐다. 통나무, 버섯 등 자연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미끄럼틀과 그네 등의 놀이기구도 갖춰져 있다.
어른들도 단지 내 커뮤니티 공간에서 가족단위로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아이들이 책을 볼 수 있는 어린이도서관, 입주민들이 자연스레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맘스카페와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놀이를 즐길 수 있는 어린이놀이터로 구성된 패밀리 라운지 개념의 커뮤니티 공간이다.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 단지별로 특화된 커뮤니티 시설을 설계해 왔고, 특색있는 놀이터 설계로 ‘우수 디자인(Good Design)’ 상을 비롯해 2010년 이후 12차례 국내외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한 바 있다.
이와함께 올해부터 미세먼지 등 외부의 유해한 환경으로부터 차단된 상태에서 케일, 로메인, 버터헤드 상추 등 아파트 단지 안에서 엽채류 재배가 가능한 ‘H클린팜’을 선보이고 있다. ‘H클린팜’은 강화유리와 LED 조명이 설치돼 외부와 차단된 재배실과 어린이 현장학습 및 교육이 가능한 체험교육실, 내부 온도 및 습도 조절을 도와주는 항온항습실, 수확 이후 바로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준비실 등이 함께 구성된 스마트팜 시스템이다.
‘H클린팜’은 빛, 온도, 습도 등 식물 생육에 필요한 환경요소를 인공적으로 제어하는 밀폐형 재배시스템을 통해 농작물을 재배해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 없는 작물재배가 가능하다. ‘H클린팜’은 입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입주민 자치회에서 단지 어린이집 수확 체험, 건강 샐러드 만들기, 기획 등의 운영(Service)을 할 수 있도록 컨설팅도 지원한다.
■ 숙면위한 침실 ‘H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 ‘그 아파트만의 향기’
현대건설은 건설업계 최초로 숙면환경 조성을 위한 침실 스마트 아트월 상품 ‘H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를 선보인다.
이번 침실 스마트 아트월 상품은 숙면 메커니즘에 따라 수면준비단계, 수면단계, 각성단계, 각성이후단계 등 단계별로 천장과 벽면으로 구성된 침실 아트월 판넬에서 빛과 소리, 온도가 맞춤으로 조정돼 숙면의 질을 높여주게 된다.
침실 아트월에는 적정 조명의 밝기 조절이 가능한 천정 LED 조명과 수면 단계별로 수면 유도음이 송출되는 스피커, 단계별 최적의 온도 조절이 가능한 제어 패널이 통합 빌트인 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8년 수면장애 진료환자는 57만명으로 5년 간 연평균 약 8.1% 증가했다. 숙면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커지는 상황에서 잠(Sleep)과 경제(economics)의 합성어인 슬리포노믹스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브레인케어 전문회사인 ㈜지오엠씨와 이종업계 협업을 통해 빛, 온도, 소리 환경 토탈제어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조명은 수면환경 설정에 따른 색 온도와 밝기 등을 조절할 수 있으며, 온도의 경우 안방통합컨트롤러를 통해 침실온도 자동제어가 가능하다.
소리의 경우 뇌파동 기술을 수면유도음에 도입한다. 먼저 1단계 수면유도에는 뇌파음원과 파도소리, 빗소리, 시냇물 소리 등 자연음이 적용되며, 2단계 기상유도에는 상쾌한 각성을 위한 뇌파음원과 숲, 새소리 등 자연음이 적용된다.
(주)지오엠씨는 디지소닉사의 김형석 작곡가와 함께 브레인 헬스케어 영역확장을 꾀하고 있다. 디지소닉은 3D 오디오 솔루션을 통해 개인 청감 특성을 최적화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러한 성과들도 힐스테이트 갤러리 내에서 시범 운영 및 테스트를 거친 후 현대건설이 시공한 아파트에 적용될 예정이다.
이제 각 아파트마다 고유의 향이 나오는 시대가 됐다. 현대건설은 브랜드 전용 향인 ‘H플레이스(H Place)’를 개발했다. ‘H플레이스’는 스위스 융프라우의 대자연을 컨셉으로 시트러스 허브 향을 주성분으로 텐저린, 베르가못, 로즈마리 등의 다채로운 향이 부드럽게 어우러진다. 고객이 커뮤니티 공간에 들어서면 ‘청정함’을 느낄 수 있다.
이미 최상급 호텔에서는 브랜드의 가치를 강화하기 위해 고객들에게 공간과 함께 기억될 수 있는 고유의 향을 적용하고 있고, 이는 고객의 재방문을 유도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디에이치의 지향 가치를 담은 전용 향 ‘H플레이스’는 향기 전문제조사 센트온과 협업을 통해 이루어졌다. 현대건설은 H플레이스와 발향기술을 디에이치 브랜드 1호 단지인 ‘디에이치 아너힐즈’ 커뮤니티 시설에 국내 최초로 적용한 바 있다.
■ 지하주차장의 변신, ‘H오토존’, 공유형 모빌리티 ‘H바이크’
현대건설의 H시리즈는 아파트 단지 내 시설을 혁신하기 위해 사용빈도에 비해 만족도가 낮았던 지하주차장의 혁신에 들어갔다. 통상 아파트단지 내 시설에 대한 주민들의 중요도 평가는 ‘주차장(43.4%)’, ‘조경(11.7%)’, ‘산책로(9.9%)’, ‘커뮤니티 시설(9.6%)’ 순으로 꼽히고 있지만 실제 지하주차장의 만족도는 낮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지하주차장에서 주민들이 차량 양문을 개방하고 작업할 수 있는 공간 ‘H오토존’을 확보했다. 진공청소기, 에어건, 타이어 공기주입기 등을 설치해 고객 스스로 차량관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스마트폰에 전용 앱을 설치한 뒤 원터치로 사용현황 확인과 예약이 가능하다. 이후 주차장 한켠에 위치한 ‘H오토존’으로 차량을 이동시키고 인식기에 입주민 카드를 태그하면 사용자 인식이 이루어진다.
이제 ‘H오토존’ 내 설치된 진공청소기, 에어건 등을 이용하면 집 근처 세차장을 찾을 필요 없이, 단지 내에서 건식 세차가 가능하다. 현대건설은 현대자동차의 디자인경영담당과 협업해 ‘H오토존’의 디자인을 개발했는데 올해 힐스테이트 리버시티에서부터 본격 적용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의 협업은 주민들을 위한 공유형 전기자전거 ‘H바이크(H Bike)’ 개발로 이어졌다. 이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공유서비스와 협력한 결과로, 주민들은 월 1000~2000원 수준의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2018년 H시리즈가 현관부터 화장실까지 아파트 내 구조의 변화에 주력했다면, 지난해부터는 단지내 주민들의 생활편의성을 향상시키는 방향이다. 미세먼지 걱정 없는 실내놀이터이자 커뮤니티 시설인 ‘H아이숲’와 ‘H바이크’는 대단지에 거주 중인 고객들의 이동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이다.
‘H바이크’는 경사가 심하거나 단지 내 거리가 먼 대형단지 내 이동 시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차량으로 이동하기에는 애매하고 걸어가기엔 부담스러운 거리에 있는 마트와 같은 주요 생활인프라 이용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H바이크’ 개발을 위해 현대차 사내 스타트업팀인 ‘포엔’과 협력했다. 최근의 퍼스널 모빌리티 트렌드에 발맞추어 시의적절하고 효율적인 해결방안을 찾은 것이다. 우선 하이브리드 차량에서 배터리를 추출해 전기자전거에 적용했고, 사물인터넷(IoT) 전문 개발업체인 에임스(AIMS)가 참여해 전기자전거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스마트폰에 전용 앱을 설치해 실행시키면 자전거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사용자 인식이 이루어진다. 잠금장치가 바로 해제된 후에는 일반 자전거와 같이 페달을 밟아 사용하며, 페달 속도가 일정수준을 넘어서면 전기모터가 작동해 힘들이지 않고 오르막길 이용도 가능하다.
사용 후에는 단지 내 차량통행에 지장이 없는 어느 곳에도 세워둘 수 있다. 거주 중인 고객들은 누구나 앱을 켜면 모든 ‘H바이크’의 현재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H바이크’를 바로 사용할 수 있다. 현재 15분 안에 완전충전이 가능한 초급속 충전기를 포함한 H바이크 전용 충전거치대를 개발 중이며, 올해 중 선보일 예정이다.
■ 퍼스널 모빌리티 트렌드 반영한 살기 좋은 아파트
대한민국의 자전거 인구는 1300만명. 국민 4명 중 1명이 자전거를 타는 시대이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주 1회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은 1022만명이고, 매일 사용하는 사람도 330만명이나 된다. 자전거도로 또한 지속적으로 개통돼, 도심 속 자전거 이용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초기의 퍼스널 모빌리티 공유서비스는 쏘카, 카카오 등 IT기업들이 참여했지만, 이제는 현대차 등 전통적인 대형 자동차제조사들도 모빌리티의 변화를 내다보고 뛰어들 정도로 현재는 퍼스널 모빌리티의 전성기가 됐다.
현대건설은 이런 트렌드를 주거문화에 반영, 공유형 전기자전거 ‘H바이크’를 개발했고, 입주가 완료된 힐스테이트 단지에 시범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향후 입주민들의 사용의견을 반영해 타 단지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