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직원의 재택근무 ‘나비효과’, 한샘의 ‘매출 증대’
[뉴스투데이=한유진 기자] “지겨웠어요”. SK 계열사 직원 A씨는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가 길어지던 지난 5월 색다른 행동을 했다. 바로 집안의 소파 등 가구를 ‘전면 교체’한 일이다.
A씨가 회사에서 하루종일 생활했던 시절에는 집안의 가구에 큰 관심이 없었다. 가구는 실용적이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던 그였다. 하지만 재택근무로 인해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수년 동안 써온 가구와 모양과 색깔 등이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A씨는 “가구 교체는 주부들이나 하는 일이라고 여겼는데, 재택근무가 내안의 새로운 본능을 일깨운 느낌”이라고 말했다.
비단 A씨의 사례는 특수한 예외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가구회사 매출을 살펴보면 상당한 보편성을 띠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발 경제 위기 속에서도 한샘같은 가구회사는 매출이 증대됐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자료에 따르면 한샘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172억원, 23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5.9%, 172.3% 나 올랐다.
역설적으로 이같은 현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기업들의 상반기 재택근무가 활성화되고 온라인쇼핑 거래량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신영증권은 분석했다.
재택근무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한 대기업 직원의 가구교체라는 사소한 행위가 가구기업의 매출증대라는 나비효과를 낳은 셈이다.
실제로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재택근무라 집 밖을 안 나가서 그런가 요즘 왜 이렇게 우울하지?”, “집에선 집중이 안 돼 하루종일 카페에 있었다” 는 등 이런 식의 푸념섞인 글들을 자주 확인할 수 있다.
삼성계열사 직원 B씨는 요즘 몸조심한다. 커피를 마시고 싶어 카페에 가더라도 혹시나 하는 생각 때문에 테이크 아웃해서 사무실에 와서 마실 정도다. 다소 과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그의 행동은 회사에서 직원 중 한 명이라도 코로나 19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폐쇄조치하고 재택근무에 들어간다는 방침이기 때문이다.
이런 시절에 코로나에 걸린다는 것은 회사경영 전반에 손실을 끼치는 행위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재택근무로 인해 이전보다 쾌적한 집안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가구를 바꾸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식물을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하는 ‘플랜테리어’를 통해 야외에 못 나가는 아쉬움을 해소하고 있었다.
재택근무가 발생하고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진다면 B씨 역시 가구를 바꿀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B씨의 사례는 예측 불가능한 돌발적 상황으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다시 재택근무에 들어갈 수 있음을 시사한다. 가구를 교체하는 가장이 늘어날 수 있고, 한샘의 매출은 더욱 증가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은 지극히 상식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