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치열해진 간편결제시장…네이버·카카오 ‘빅테크 공룡’이 던진 승부수는?
네이버페이, 충성고객에게 혜택 더 준다 vs 카카오페이, 간편하지 않은 자산관리까지 간편하게
[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코로나 여파로 언택트(untact) 거래가 급증하면서 간편결제 시장의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주도하고 있는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간편결제는 지급정보를 모바일기기 등에 미리 저장해 두고, 거래 시 비밀번호 입력, 단말기 접촉 등의 간편인증으로 결제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금융업계에서는 네이버페이가 강력한 자회사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먼저 성장했다면, 카카오페이는 기존 송금 중심에서 결제 서비스를 강화하고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을 선점한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카카오페이는 향후 가맹점을 본격적으로 확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네이버페이는 혜택을 극대화하는 유료 멤버십 서비스로 충성고객군을 락인(Lock in)할 전망이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카카오톡·카카오페이앱을 고도화하며 자회사 앱과의 연동을 강화시켜 종합 자산관리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도모하고 있다.
■ 올 상반기 간편결제 거래액…네이버페이 12조5000억원, 카카오페이 14조3000억원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네이버·카카오페이 간편결제 거래액은 약 26조8000억원에 육박했다.
이중 네이버페이에서 신용카드, 체크카드, 계좌이체, 소액결제 등의 방법으로 쇼핑하거나 콘텐츠 등을 결제한 금액은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총 12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이뤄진 결제, 송금, 투자 등을 포함한 거래액은 1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6월까지의 거래액을 합한다면 거래액 규모는 네이버페이보다 더 클 것으로 추산된다.
간편결제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지난 2015년 3월 공인인증서 의무사용이 폐지된 이후 본격 도입된 서비스다. 카드업계에서 간편결제를 선도하고 있는 삼성페이는 불과 5년 전에 탄생했다.
하지만 코로나발 언택트 열풍이 불기 전에도 간편결제 시장은 매서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결제액을 기준으로 간편결제 국내 시장 규모는 지난해 12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 11조7801억원에서 3년 만에 10배 이상 급격히 확장했다. 작년 간편결제서비스의 일평균 이용실적은 602만건, 174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6.6%(220만건), 44.0%(533억원) 증가했다.
거래분야 별로 살펴보면 유통·제조 관련 이용금액이 1389억원으로 정보·통신 분야(357억원)보다 4배 가량 더 많았다.
■ 온라인 결제에서 앞섰던 네이버 vs 송금 중심→결제로, 오프라인 간편결제 선공략한 카카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간편결제 서비스가 갓 출범한 2016년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페이(4조8000억원)·삼성페이(4조원)·페이코(1조1000억원)·카카오페이(1조원)·기타 순이었다.
지난 2014년 카카오페이가 한발 앞서 국내 최초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2016년 출시 즉시 시장을 점유한 네이버페이에 밀렸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 A씨는 “네이버페이의 경우 네이버쇼핑, 웹툰 등 온라인 플랫폼 자회사와 같은 온라인 결제 기반이 탄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불과 2년 뒤 상황이 역전됐다. 2018년 카카오페이는 20조원의 간편결제 거래액을 달성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거래액이 2년 만에 20배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네이버페이는 11조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앞서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의 경우 초반에는 결제보다 송금 서비스 성격이 강했지만, 카카오뱅크 프렌즈 체크카드가 히트하면서 연이어 카카오페이 체크카드를 출시, 규모의 성장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 체크카드가 카카오뱅크 요구불 계좌로만 연동해 쓸 수 있었다면, 카카오페이 체크카드는 카카오뱅크를 포함해 19개의 시중은행 및 증권사 계좌와 연결할 수 있어 편의성이 높아졌다.
오프라인 결제에서는 카카오페이가 네이버페이보다 한발 앞섰다. 2018년 5월부터 자체 오프라인 직불결제 및 QR코드 송금, 카드 바코드 결제 등을 모두 지원하고 있다. 반면 네이버페이는 작년 제로페이와 협약을 맺어 제로페이 가맹점에서만 QR코드로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네이버, 온라인 결제되는 가맹점 확대&유료 멤버십으로 충성고객 락인(Lock in) / 카카오페이, 가맹점 자산관리까지 나서&종합 자산관리 플랫폼으로의 진화 도모
네이버페이는 온라인으로 전통시장 음식을 주문·배달할 수 있는 ‘동네시장 장보기’ 서비스를 가맹점을 확대하고 있다. 작년 1월 서울 강동 암사종합시장을 시작으로 현재 수유재래시장, 화곡본동시장 등 서울·경기 지역 28개 시장의 330여 명의 상인과 협력하고 있다.
시장에서 판매하는 식재료 등의 상품을 온라인 장바구니에 담고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같은 시장 안에 있는 상점의 상품을 구매하면 배송비도 아낄 수 있다. 배송시간 2시간 이내로 짧은 편이다.
코로나로 언택트 바람이 불면서 동네시장 장보기 서비스는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네이버 측은 “2분기 주문량이 전년 동기대비 12.5배 증가했고, 6월 한 달간 주문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배 늘었다”고 밝혔다. 소상공인 지원과 가맹점 확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더해 네이버페이는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으로 충성고객군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해당 멥버십의 월 요금은 4900원이며, 가입 회원에게 쇼핑, 웹툰 유료 구매 등의 네이버 서비스를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면 구매금액에 따라 월간 최대 5%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현재 라이트(월 20만 원 이하 지출)·헤비(월 20만~100만 원 지출)·VIP(월 100만 원 이상) 등 다양한 유형의 가입자가 고르게 증가하고 있다.
A씨는 “네이버 쇼핑, 웹툰, 음악 등 콘텐츠가 풍부한 온라인 플랫폼의 강점을 살려 이를 이용하는 충석고객군의 락인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카오페이는 가맹점 확대에 더해 가맹점의 자산관리 서비스 출시에도 나서고 있다. 23일 발표한 ‘카카오페이 비즈니스’ 앱은 가맹점의 매출 관리, 결제 알림, 결제 취소, 매장 관리, 직원 관리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서비스 제공 대상은 고객이 충전해둔 카카오페이머니를 매장에 현금처럼 송금하는 소호결제(카카오페이 QR코드 결제)를 도입한 가맹점이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가맹점의 효율적인 매장 운영을 목표로 한다”며, “향후 소호결제 매장 뿐 아니라 전체 가맹점으로도 확대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카카오페이 앱을 고도화하고 카카오뱅크 등 자회사 앱과의 연동을 강화시켜 종합 자산관리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카카오톡·카카오페이 앱이 분리돼 있긴 하지만 결국 카카오라는 전체 플랫폼 안에서 고객의 금융서비스 편의성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카카오페이는 카카오뱅크와 계좌 연결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금융자산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간편 계좌연결’과 ‘자산관리’ 연동을 선보이고 있다.
한편 간편결제 서비스 업체의 후불결제까지 가능해지면서 향후 간편결제 경쟁은 더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후불결제 한도는 50만원으로 잠정 결정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 B씨는 “간편결제 업체의 후불결제 허용은 대중교통비 정산 등과 같은 후불 시스템 도입으로 간편결제 영역을 확대함으로써 사용자 편의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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