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저성장 환경에 성장주 한계 봉착, 가치주가 해법될까
성장주 상승동력 약화…실적 개선 여력 있는 성장주 선별 투자로 리스크 분산해야
[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코로나 여파로 저성장 기조가 더욱 고착화되고 있는 가운데, 각종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한 고유동성에 힘입어 급등하고 있는 성장주가 언제까지 질주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성장주는 현재의 이익성장률과 미래의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의 주식을 일컫는다.
금융업계에서는 성장주가 저성장 환경에서 투자 매력이 높지만, 경기개선 여력이 크게 떨어지는 경우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 보고 있다. 빠르면 올 연말부터 성장주 하락세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성장주를 선별해서 투자하거나, 가치주 등 성장주와 대척점에 있는 주식 등에 투자해 리스크를 분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10~17일 BBIG 성장주 성적표…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LG화학·삼성SDI·카카오·네이버·엔씨소프트↓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코스피는 2201.19로 마감했다. 2150선으로 올라선 지난달 3일 이후 한 달이 넘는 기간동안 2150에서 2200선을 오가는 지루한 횡보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횡보장세는 주가의 방향성이 결정되지 않아 매수·매도가 비슷한 상황을 뜻한다. 즉 주가가 일정 범위 내에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박스권을 형성하면서 큰 등락없이 옆으로 기어가는(횡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변동성이 낮기 때문에 상승이나 하락추세에 따라 매매하는 전략을 적극 펼치기 어렵다. 이 같은 행보에 따라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던 성장주 역시 상승폭이 주춤하고 있다.
BBIG(Bio·Battery·Internet·Game)에 해당하는 종목인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LG화학·삼성SDI·카카오·네이버·엔씨소프트 등은 지난 한주 코스피가 2100선에서 2200선 사이의 박스권에 갇혀 있는 동안, 두 종목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0일 73만1000원에서 17일 74만3000원으로 1.64%(1만2000원)가 올랐고, 셀트리온은 32만4500원에서 32만8000원으로 1.08%(3500원)가 올랐다.
반면 셀트리온·LG화학·삼성SDI·카카오·네이버·엔씨소프트 등 5종목은 주가가 떨어졌다. 특히 성장주의 쌍두마차였던 카카오와 네이버가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 10일 35만5000원이었던 카카오의 주가는 17일 기준 32만5000원으로 8.45%(3만원)가 하락했다. 이어 네이버도 29만9000원에서 27만6000원으로 7.69%(2만3000원)가 떨어졌다.
이외에도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지난 17일 기준, 88만원으로 일주일 만에 6.78%(6만4000원)가 하락했으며 LG화학은 2.46%(1만3000원)가 하락한 51만6000원, 삼성SDI는 1.92%(7500원)가떨어진 38만3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앞서 이들을 중심으로 한 성장주는 지난 6월을 기점으로 급등했다. 3월부터 집중 실시된 주요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시중에 풍부해진 유동성이 성장주로 몰렸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인 A씨는 “저성장 환경에서 성장주는 미래 전망되는 성장률이 가파르게 오를 것이란 기대 덕분에 각광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경제성장이 저조하면 물가도 낮아서 중앙은행은 경기부양을 위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치게 된다”며, “이러한 고유동성 환경에서 투자자금은 특히나 성장주로 쏠림이 심화된다”고 덧붙였다.
■ 성장주 상승 동력↓…‘성장하지 않는’ 저성장&유동성 증가 속도↓ / 실적개선 타당성 있는 성장주 투자, 가치주 등에 분산 투자해서 리스크↓
하지만 올해 중반부터 상당한 폭발력을 보여줬던 성장주는 서서히 상승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 B씨는 “여태까지는 증시가 유동성의 힘으로 달려왔지만 향후에는 유동성 증가 속도가 더 가속화되기 어렵다”면서 성장주 상승이 약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A씨 역시 “성장주의 상승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아무리 저성장 환경이라도 경제가 느린 속도로 성장을 이어가야 한다”며, “경기 자체가 지나치게 침체된다면 성장주 상승에 필요한 기본 가정이 많이 깨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성장주가 선보이는 혁신적인 물품·서비스 등에 투자하는 수요가 받쳐주지 못한다면 저성장 환경은 성장주의 상승으로 연결되기 어렵다.
이미 시장에선 성장주의 상승 동력 약화의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다.
A씨는 “독일 센틱스(Sentix) 등과 같은 리서치 업체에서 발표한 지표들을 기준으로 봤을 때 중단기 이하 경기 지표들은 이미 순환 정점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경기가 다시 수축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투자자들 역시 성장주에 이전같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A씨는 “최근의 우선주 투자 광풍도 성장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성장주가 흔들릴 때 우선주는 덜 흔들린다”며, “성장주가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거란 판단으로 성장주와 대척점에 있는 우선주로 간 것이다”고 덧붙였다. 즉 ‘현재’ 주가가 낮은 우선주에 투자하면서 ‘미래 가치’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인 것이다.
업계는 이르면 올해 연말부터 성장주 하락의 트리거가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성장주에 대한 선별 투자와 분산 투자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할 전망이다.
A씨는 “각광받는 트렌드와 같이 단순한 스토리에 의해 올라가는 주식이라면, 급격히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현재 주가에 기반해 향후 실적 개선 등이 타당한 성장주는 주가가 변동성을 보인 이후에도 복원될 것이기 때문에 이에 선별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B씨 역시 “성장주 중에서도 단기 하락 이후 주가 정상화가 기대되는 우량주 위주로 매수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우선주와 같이 성장주와 대척점에 있는 가치주 역시 투자 전략으로 고려해 볼만하다. 가치주는 기업의 과거 실적 대비 저평가된 주식을 의미한다.
B씨는 “가치주 중에서도 예대마진 악화가 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주나 업황 회복을 보이고 있는 섹터와 관련된 반도체 기업, 공급망이 큰 반도체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도 괜찮은 편이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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