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불확실성 위축되지 말고 도전하자”…올해 벌써 7번째 현장경영
[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열흘 만에 또 현장경영에 나섰다. 이 부회장의 현장경영은 올해 들어 벌써 일곱 번째다. 지난 6일 삼성전자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C랩’이 위치한 수원사업장을 방문한 게 최근 사례다.
1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찾아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Multi-Layer Ceramic Capacitor) 전용 생산공장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번 부산 방문에는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 김두영 컴포넌트사업부장, 강봉용 경영지원실장 등이 동행했다.
그가 부산사업장을 찾은 이유는 △5세대 이동통신(5G)·인공지능(AI) 등 정보통신기술(ICT) 발달 △전기차·자율주행차 확산 △차량용 전장부품 수요 증가 등에 따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장용 MLCC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대응 전략이 시급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전장용 MLCC는 자율주행차와 전기자동차에 탑재되는 부품이다. 보통의 경우 전기차 1대에 1만3000개의 MLCC가 탑재된다. 스마트폰 1대에는 1000개의 MLCC가 탑재된다. 쌀 한 톨보다도 작지만 이 작은 부품이 300ml 와인잔에 절반 정도 담기면 약 1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전장용 MLCC는 이보다 3~10배 가량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부산사업장을 직접 살피고 시장 수요에 따른 대응 전략을 적극 주문한 이유다.
현재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은 전장 및 정보기술(IT)용 MLCC와 차세대 패키지 기판 등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삼성은 지난 2018년 부산에 전장용 MLCC 전용 생산공장을 구축해 수요 증가에 대응해오고 있다.
이날 이 부회장은 경영진으로부터 △전장용 고온·고압 MLCC △스마트 기기용 고성능·고용량 MLCC △통신·카메라 모듈 등 차세대 전자부품에 대한 기술 개발 현황을 보고 받았다. 또 AI·5G·전기차 등 신기술 확산에 따른 중장기 대응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을 찾은 이 부회장은 경영진과 임직원에게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자. 현실에 안주하거나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 불확실성에 위축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달 첫 현장경영 행보에 나선 15일 DS부문 경영진을 비롯해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 경영진과 릴레이 간담회를 갖고 위기극복 전략을 논의했다. 이어 19일에는 경기 화성 소재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를 찾아 DS부문 사장단과 간담회를 통해 반도체 미래 전략을 점검했다. 같은 달 23일엔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아 소비자가전(CE) 부문 주요 경영진과 중장기 전략을 검토했다. 마지막날 30일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자회사 세메스(SEMES) 천안사업장을 찾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생산 공장을 둘러봤다. 지난 1월 설 연휴에는 브라질 마나우스·캄파나스 법인, 3월엔 구미 스마트 공장을 각각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