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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오토파일럿’, 과대광고·안전성 논란 점화되나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차선을 알아서 유지하고 앞 차량과의 간격을 저절로 맞춰 운행하는 기능을 갖춘 차량의 차주들이 문자 그대로 운전대를 ‘놓는’ 행태가 이어지면서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자동차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독일 뮌헨고등법원은 테슬라가 홍보 과정에서 사용하는 ‘오토파일럿(Autopilot)’ 명칭과 ‘완전 자율주행(Full Self-Driving)’ 문구에 대해 허위 광고 판결을 내렸다. 안전한 운행을 위해 실제로는 사람이 개입해야 하기 때문에 테슬라가 사용한 단어들이 사실과 다르다는 얘기다.
특히 독일 법원은 테슬라가 이같은 광고를 통해 자사의 차량 운행 자동화 체계가 갖춘 기능과 관련해 소비자들로 하여금 잘못된 길로 인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과 함께 테슬라는 독일 역내에서 이와 관련한 광고 문구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현재 테슬라는 모든 신차에 지능형 운전자 보조 체계(ADAS) 기능을 갖추고 여기에 오토파일럿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차선을 변경하고 앞차와 간격을 맞춰 주행하는 등의 기능이 핵심이다. 광고에서도 오토파일럿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또 완전자율주행 문구는 “미래에 기능 개선을 통해 갖추게 될 기능”으로 선전됐다. 이들 ADAS 기능은 현대자동차 등 국내 제조사들도 최근 모델에서 옵션으로 갖추고 있는 사항이기도 하다.
문제는 테슬라 차주들이 오토파일럿 기능을 완전자율주행 기능처럼 인식한다는 부분이다. 테슬라 측은 제조 단계서부터 운전자가 핸들을 1분 이상 조작하지 않으면 오토파일럿이 가동을 멈추고 차량은 즉시 수동 운전으로 전환되도록 설정했다. 안전을 위해 차량에 대한 제어권을 완전히 넘겨줄 수 없도록 한 조치다.
이에 일부 차주들은 핸들에 손을 올리고 있는 것처럼 차량을 속이기 위해 무거운 금속으로 만든 무게추, 이른바 '오토파일럿 헬퍼'를 구입하고 있다. 아예 경보 기능을 하는 부품을 ‘주행조향보조(LKAS) 유지모듈’과 같은 대체 부품으로 교체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모두 핸들에서 완전히 손을 놓고 ‘자율주행’ 기능을 오랫동안 이용하기 위한 불법 행위다.
심지어 이들 상품은 중국 등지에서 수입돼 ‘쿠팡’, ‘네이버 쇼핑’ 등 인터넷 쇼핑몰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다. 테슬라 차량용 오토파일럿 헬퍼는 4만원대에서 19만원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가격대로 판매되며 주로 국내산 차량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LKAS 유지모듈은 13만원대부터 시작한다.
전문가들의 우려는 이같은 행태에서 비롯되는 사고 위험에서 출발한다. 실제 지난 2016년과 2018년 각각 테슬라 차량이 사망사고를 냈는데 모두 오토파일럿을 켠 상태에서 특이상황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판명됐다.
올 2월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2018년 3월 발생한 테슬라 차주의 사망 사고에 대한 23개월 간의 진상 조사 결과 발표에서 자율주행 모드에서도 운전자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자율주행 모드를 켠 상태에서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 부주의한 행동이 사고의 원인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지난 15일 김우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선임연구원 등은 '자율주행자동차(레벨 2,3) 기반 운전자 인적요인 융합기술 동향' 보고서에서 운전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운전자 모니터링(상태 관찰) 기술과 운전자 인적 요인(안전운전 가능 여부) 분석기술 등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자율주행 가능 구간이 끝나는 등 특정 조건에 의해 (차량의) 제어권이 시스템에서 운전자로 이양되는 경우 주행 안전성은 여전히 운전자의 상태에 의존적이 된다”며 “운전자를 측정하고 제어권 전환 안전성에 대한 예측을 수행하는 운전자 모니터링 기술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술했다.
그는 또 “레벨 3 자율주행자동차는 제어권 전환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필수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자율주행자동차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적 요인 기술이 필요하다”며 “향후 다양한 자율주행자동차 관련 인적 요인 기술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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