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서울시가 그린벨트 해제에 결사 반대하는 속내는

최천욱 기자 입력 : 2020.07.16 10:15 ㅣ 수정 : 2020.07.16 10:15

용산·여의도 개발 청사진 내놓았다가 집값 상승 빌미 제공했다며 여론의 뭇매 / 그린벨트 개발 동의했다가 향후 집값 안정 안 되면 유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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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최천욱 기자] 7·10대책에서 세제만 강화시키고 구체적인 주택 공급 물량 대책이 없다는 지적을 받은 정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꺼내 든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카드가 부동산시장의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해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어떤 결론이 나오느냐에 따라 집값 안정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이달 초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부동산 관련 긴급 보고를 받은 후 발굴을 해서라도 공급 물량을 늘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이 ‘발굴’이라는 단어를 쓴 점은 정부가 상당한 주택 물량을 공급했지만 부족하다는 인식과 함께 집값을 잡기 위해서는 수도권 지역에 안정적인 물량공급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주택 공급 물량 대책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 카드를 꺼내들자, 서울시는 해제 없이 온전히 보존한다는 확고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향후 결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서초구 내곡동 보금자리에 있는 한 아파트 모습. [사진=최천욱 기자]
 

정부는 문 대통령의 지시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지만 택지 확보가 쉽지 않은 분위기다. 수요가 몰려있는 서울에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대규모 택지지구 조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7·10대책에서 정부가 내놓은 주택공급 확대방안 대책은 도심고밀 개발을 위한 도시계획 규제 개선, 3기 신도시 용적률 향상, 도심 내 공실 상가 및 오피스 활용 등이다. 발표 당시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와 그린벨트 해제 등 구체적인 공급 대책은 빠지면서 3기 신도시에 사전 청약물량을 늘리겠다는 등을 언급했지만, 직주근접이 먼 곳을 선호하는 수요자들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이에 정부는 지난 15일 수도권 주택 공급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등 유관부처 및 지자체와 함께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실무기획단을 구성해 가동시켰다. 이날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첫 회의에서 박선호 국토부1차관은 모두 발언에서 “그린벨트 해제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수년 전부터 서울에 주택공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그린벨트를 풀어야 한다는 판단을 견지하고 있었고 지난 2018년에는 강남의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공공택지로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다 막판에 접은 적도 있었다. 서울시의 반대가 심해 끝내 무산됐기 때문.
 
서울시의 입장은 2년 전과 다르지 않다. 국토부와의 주택공급 실무기획단 첫 회의 후 “그린벨트는 개발의 물결 한가운데서도 지켜온 서울의 마지막 보루로, 한 번 훼손되면 원상태 복원이 불가능하다”며 “해제 없이 온전히 보전한다는 것이 서울시의 확고하고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용산과 여의도 개발의 청사진을 내놓았다가 집값 상승의 빌미를 제공했다며 여론의 뭇매를 맞은 서울시 입장에선 만약 그린벨트 해제에 동의하고 향후 집값 안정과 공급 물량에 기여하지 못하게 된다면 그 불똥이 서울시로 튀게 되는 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에 신중론을 넘어 완고한 입장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정부와 서울시의 그린벨트 해제 팽팽한 ‘대립각’…유력 후보지 내곡·세곡동 문의 전화 이어져
 
정부와 서울시가 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팽팽한 대립의 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유력 후보지로 이야기 되고 있는 강남구 세곡동과 서초구 내곡동 지역의 중개업소에는 개발 기대감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내곡동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해제 말이 나오면서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리고 있다” 고 말했다.
 
이미 내곡동에 들어선 보금자리 주택 지구의 민영아파트는 호가가 계속 오르고 있어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를 하려고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는 후문.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그린벨트 해제는 지역에 호재다. 주변 아파트도 같이 움직여 내놓은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지켜보는 분위기다”라면서도 “아직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내 그린벨트 면적은 약 150㎢로, 서울 전체 면적의 약 25%를 차지하는 규모다. 서초구가 23.88㎢로 가장 넓고 강서구(18.92㎢) 노원구(15.91㎢) 은평구(15.21㎢) 강북구(11.67㎢) 도봉구(10.2㎢)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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