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컨설턴트에게 ‘인맥’이 필요없어진 이유는?
모든 직업에는 은밀한 애환이 있다. 그 내용은 다양하지만 업무의 특성에서 오는 불가피함에서 비롯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때문에 그 애환을 안다면, 그 직업을 이해할 수 있다. <편집자 주>편집자>
[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제가 삼성생명에 들어가면 뭘 해주실 수 있죠?” “전폭 지원해드리겠습니다.”
최근 삼성생명이 보험 컨설턴트(설계사)를 모집하면서 ‘역면접 콘셉트’의 광고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지원자가 ‘입사 후 계획’을 발표하는 게 아니라 삼성생명 지점장과 본부장이 피면접자로 나오는 형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 지원자들은 “인맥없고 소심한 성격도 되냐”고 질문 / 지점장·본부장, “우리는 인맥 아닌 시스템으로 일한다” 답변
그러나 직업적 관점에서 더 큰 관심을 끈 것은 지점장과 본부장의 답변 내용이었다. 보험상품 판매는 적극적 성격과 인맥을 기본으로 한다는 통념을 파괴한 것이다.
제일기획이 제작한 이번 삼성생명의 컨설턴트 모집 광고 2편은 지난 8일 공개된 이후 하루만에 조회수가 158만회를 돌파했다.
이번 광고에 등장한 신입 컨설턴트 지원자들은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였다. 이들은 삼성생명의 30대 지점장과 50대 본부장을 상대로 여러가지 질문을 했다. 지원자들이 면접관이 되고 삼성생명의 지점장과 본부장이 면접당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때문에 지원자들은 당당하고, 지점장이나 본부장은 지원자들 눈치를 보는 설정도 유쾌하다.
입사하면 회사가 뭘 해줄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지점장은 “처음 일하셔도 잘 적응하실 수 있도록 선배들이 곁에서 도와드리고 삼성생명만의 코칭 시스템이 지원자 분들을 최고의 컨설턴트로 만들어 드릴 것”이라고 어필했다.
한 지원자는 “내성적이고 인맥도 없는데 컨설턴트로 괜찮을지” 걱정했다.
이에 본부장은 “우리 회사는 ‘인맥’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일한다”며, “새로운 고객을 만날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 또한 회사의 역할”이라고 답했다.
보험 컨설턴트로 일하려면 외향적이고 사교적이어야 한다거나, 인맥이 넓어야 한다는 통념을 깨는 발언이다. 회사가 충분히 관련 역량을 계발하고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기 때문에 오히려 부담 없이 도전하라고 격려한다.
사회경험이 적은 청년층과 영업경력이 없는 은퇴자 등을 보험 컨설턴트로 영입해 시장을 확대하려는 게 삼성생명의 새로운 영업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삼성생명이 내성적이고 인맥도 없는 사람을 어떻게 보험 컨설턴트로 키우겠다는 이야기일까?
■ 입사 후 13개월 간 ‘영업현장’에 코칭 매니저가 동행 / 삼성생명 관계자, “필요하면 지점장도 동행” / 회사가 ‘예비고객’ 리스트도 제공
삼성생명이 내세우는 입사 후 지원계획의 첫번째는 동행 매니저 코칭 시스템이다.
보험 상품 등과 관련된 교육을 이수한 후 컨설턴트로 등록해 영업을 시작하게 되면 신입 컨설턴트(FC·financial consultant)들은 긴장하기 마련이다. 삼성생명은 이들을 지원해주기 위해 전담 코칭 매니저를 두고 있다. 이들은 최대 13개월 간 신입 컨설턴트와 함께 영업 현장에 동행한다.
이와 관련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신입 컨설턴트가 고객을 상대로 처음 영업을 시작하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데, 지점마다 이들을 관리하고 도와주는 전담 코칭 매니저(CM·coaching manager)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경우에 따라 지점장까지 코칭 매니저와 함께 신입 컨설턴트의 고객 미팅에 나갈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고객 영업을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준단 뜻이다.
또 보험상품을 판매할 예비고객 리스트를 신입 컨설턴트에게 제공한다. 때문에 ‘인맥’이 없어도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후 영업활동을 적극적으로 펼 수 있다는 것이다.
지점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코칭 매니저 한명당 담당하는 컨설턴트는 5명 내외다.
삼성생명 컨설턴트는 보험 상품은 물론 카드, 펀드 등과 관련된 종합적인 금융 교육도 받을 수 있다.
앞선 관계자는 “삼성생명에 입사하면 일단 보험 상품 교육을 받고 관련 컨설턴트 업무를 한다”며, “이후 삼성화재나 삼성증권, 삼성카드 상품 판매 등에 대한 교육을 이수하고 판매자격증을 취득하면 관련 상품도 영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삼성생명 컨설턴트가 보험 고객에게 삼성증권과 삼성카드 상품까지 영업할 수 있는 셈이다.
이어 그는 “삼성생명 직원이 삼성카드 상품 판매로 실적을 올리면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며, “다양한 영업 채널을 활용해 ‘소득 안정성’까지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다중 영업은 강제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 역량에 따라 실적을 쌓고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역량강화를 위해 필요한 교육은 삼성생명에서 제공해준다.
한편 삼성생명은 역면접 컨셉의 광고를 추가로 공개한다. 다양한 삼성생명 컨설턴트의 특장점까지 함께 소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