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369)] "재택근무가 이렇게 좋은 줄 몰랐어요" 재택근무 꿀맛 본 직장인들 출근 신음소리
김효진 입력 : 2020.07.07 11:36 ㅣ 수정 : 2020.07.07 11:35
직장인 10명 중 8명이 재택근무 유지 희망, 사무실 출근에 불만토로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만원전철을 타기 위해 새벽부터 일어나 준비하지 않아도 되고 불편한 상사나 동료를 신경 쓰지 않고 오롯이 나의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재택근무의 맛을 본 일본 직장인들이 다시 시작된 사무실 출근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제조업에 종사하는 20대 남성은 직장인 커뮤니티에 ‘출근이 귀찮다’는 제목과 함께 ‘재택근무로 문제없이 일이 돌아가는데 다시 만원전철로 출근시키는 의도를 모르겠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어서 ‘다른 사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채팅으로 지체 없이 가능하다. 출근하더라도 다른 사람과의 대화나 접촉을 피하는 지금 분위기에서 왜 전원출근 밖에 선택지가 없었는가’라며 회사의 방침에 강한 의문을 표시했다.
이와 함께 실제로 재택근무를 해보니 본인의 업무량이 매일 출근을 해야 할 만큼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계속 재택근무를 이어가길 원하는 의견들도 있었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30대 여성 직장인은 ‘주된 업무들을 재택근무로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었다’며 ‘주 2일만 오전 중에 출근한다면 나머지는 집에서 문제없이 정리할 수 있을 듯하다’는 의견을 올리기도 했다.
실제로 일본노동조합 총연합회가 재택근무에 참여하였거나 참여 중인 18세에서 65세 사이의 남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6월 중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81.8%의 직장인들이 재택근무를 계속하길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이유들로는 ‘출퇴근이 없어 시간을 유효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74.6%), 자유로운 복장으로 일할 수 있어서‘(48%), ’원하는 시간에 일할 수 있어서‘(25.6%), 원하는 장소에서 일할 수 있어서’(19.8%),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서’(15.5%) 등이었다.
하지만 재택근무의 단점 역시 존재하였는데 ‘근무시간과 개인시간의 구별이 모호해짐’(44.9%), ‘운동부족’(38.8%), ‘상사 및 동료와의 커뮤니케이션 부족’(37.6%) 등과 함께 ‘재택근무를 이유로 급여가 줄어들었다’는 의견도 29%에 달해 재택근무의 명암이 확실하게 드러났다.
부동산업에 종사하는 50대 여성은 ‘움직이길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출근은 강제적인 운동과 마찬가지’라면서 ‘재택근무로 인해 체중이 늘어나는 바람에 회사에 출근하는 것이 생활리듬을 잡아주고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통감했다’고 밝혔다.
물론 이러한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재택근무를 계속하길 원하는 직장인들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기도 하고 최근에는 긴급사태선언이 해제된 후에 일본 내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가파른 증가세로 돌아섬에 따라 제 2의 긴급사태선언과 재택근무 활성화를 내심 기대하는 직장인들이 많아진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