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블룸버그 “시민단체‧정치권이 ‘어쨌든지 이재용 기소’ 검찰에 강요”
[뉴스투데이=김영섭 기자] “기업 지배구조 개선 관련 시민운동가들과 정치인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어쨌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anyway)’ 기소하도록 검찰에 강요했다.”
2일 재계 등에 따르면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이재용 부회장과 관련해 지난달 30일 열린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 과정과 결과를 보도하면서 이같이 전했다.
블룸버그는 1일자 기사에서 “수사심의위의 결정은 권고사항이지만 삼성과 이 부회장에게 중요한 승리를 안겨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결과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대 의견을 제시한 자들도 많았으나, 검찰이 만약 심의위 결과를 무시하고 이 부회장을 기소하게 된다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후 한국 경제를 회복시키는데 삼성이 중요하다고 보는 대중을 분노케할 수 있다”고 우려감을 표명했다.
블룸버그는 ‘압도적으로 수사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한 수사심의위 표결이 이재용 부회장 사건의 교착상태를 타개했다’는 의미의 제목을 달았다.
또 블룸버그는 만약에 검찰 기소가 이뤄진다면 이재용 부회장이 또 3년을 더 재판에 얽매이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위원은 블룸버그 통신에 “우리는 모두 매우 놀랐다”며 “우리는 열띤 토론을 했지만 모든 위원이 자신의 생각을 드러낸 것은 아니다. (생각을 그대로) 말하기는 매우 어려웠다”고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교수, 학교 선생님, 승려 등 포함한 13명의 남자가 지난달 26일 최근 수사심의위원회라는 제도하에 모여 삼성 후계자 이재용의 법적 미래에 대해 9시간 동안 논의했고 10명은 불기소 권고, 3명은 기소 의견을 내 심의위원들도 놀라게 했다.
블룸버그는 “이 부회장이 2018년에 만들어진 수사심의위 제도를 사용하기로 결정하기 전엔 이 제도 자체에 대해 아는 이들이 많지 않았다”며 “이번 회의는 이 부회장과 대통령이 임명하는 검찰총장에 대한 대중의 시각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 위원은 해당 사안과 관련한 대립된 여론을 봤을 때 투표 결과가 더 팽팽할 줄 알았다고 했다”며 “또 다른 위원은 위원회가 최대한 객관적으로 토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에 대한 논란이 커져 낙담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심의위원 중 1~2명이 삼성의 법적 어려움이 경제에 야기할 타격에 대해 얘기했고, 위원 중 한 명은 이 사안을 한 재벌을 둘러싼 이념적인 전쟁이라고 표현했다.
블룸버그는 “이제 검찰의 결정만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이전 수사심의위 결과를 검찰이 모두 수용했으나 이렇게 중대한 사안을 다룬적은 처음이다. 위원 중 한 명은 이번 회의가 이 부회장의 개인적인 책임들을 떠나 자본시장법과 질서를 지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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