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364)] 코로나 핑계 외국인관광객 4000만명 목표 슬그머니 접은 아베

김효진 입력 : 2020.06.19 11:28 ㅣ 수정 : 2020.06.19 11:29

외국인은 전멸, 내국인도 여행 자제하는 분위기에 관광업계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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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작년 한 해 동안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총 3188만 명으로 7년 연속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2011년의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더는 일본을 찾는 외국인들이 없을 것이라 낙담했던 관광업계는 전례 없는 호황을 맞았고 2020년 관광객 유치목표는 더욱 대담하게 4000만 명으로 설정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일본 관광업계는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다. [출처=일러스트야]
 

하지만 일본 국토교통성이 이번 달 16일에 발행한 2020년 관광백서에서는 일본 정부가 그동안 언론에 누누이 언급하던 ‘2020년 4000만 명’이라는 내용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대신 일본인의 국내여행 활성화대책을 언급하는 등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피해가 막심한 관광업계의 회복방안에 내용이 집중되었다.

 

이는 2018년과 2019년에 발행했던 관광백서에서 매년 증가하는 외국인관광객에 대한 보고와 함께 ‘2020년에 4000만명이라는 목표를 향해 견실하게 상승하고 있다’고 명기했던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다.

 

때문에 작년까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는 하나 점차 둔화되어 온 외국인관광객의 증가세에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도쿄올림픽 연기와 외국인 입국금지 조치까지 더해지면서 사실상 목표달성을 단념한 것이라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관광청 측은 ‘백서는 매해의 상황과 시책을 보고하기 위한 것으로 목표설정이 주 내용이 아니다. 관광대국을 실현하기 위해 2020년에 4000만 명이란 목표를 계속 유지하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로 올해 2월부터 방일 외국인관광객이 급감하기 시작해서 4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99.9% 감소한 2900명을 기록했고 1~3월의 외국인 관광객 지출금액 역시 4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4000만 명 목표를 달성하리라 기대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여기에 일본인들의 국내여행 역시 쪼그라들기는 마찬가지여서 올해 3월 일본인들의 관광소비는 전년 동월대비 53.1% 급감하여 7864억 엔에 머물렀고 숙박자 수 역시 49.6% 감소한 2361만 명을 기록했다.

 

이처럼 외국인도 자국민도 여행을 못하거나 자제하는 분위기로 인해 최근 몇 년간 공격적으로 호텔을 확장해왔던 일본 숙박업은 직격탄을 맞아 객실가동률이 31.9%로 주저앉았고 절반 이상의 호텔들이 경영위기에 봉착하며 정부가 제공하는 저금리 긴급대출 같은 재정지원제도를 신청했다.

 

당장은 외국인관광객 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관광업계는 아쉬운 대로 자국민의 여행수요를 다시 끌어올리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지금까지는 인구감소에 따른 여행수요 하락을 외국인관광객 확대로 상쇄하기 위한 관광상품 개발과 유치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하늘길이 막혀버린 상황에서 지자체와 업계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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