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뱅킹 대전…‘고금리 끝판왕’ 저축은행까지 뛰어드나?

변혜진 기자 입력 : 2020.06.18 05:15 ㅣ 수정 : 2020.06.18 10:40

고금리 예·적금 오픈뱅킹형 상품 출시 기대↑…오픈뱅킹 지각변동 코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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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최근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오픈뱅킹(Open Banking) 서비스 도입을 본격 논의 중인 가운데 오픈뱅킹 시장 변화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오픈뱅킹은 하나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으로 여러 은행의 계좌를 조회하고, 결제·송금 등을 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다.

 

일단 금융업계에서는 저축은행의 오픈뱅킹 서비스가 시행되면 시중은행대비 금리 우위 덕분에 예·적금 등 다양한 상품 판매의 활로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오픈뱅킹이 대면 채널로도 확대될 경우 기존 주고객군인 중장년층의 락인효과(Lock-in)가 높을 전망이다. 다만 은행업권 내에서의 금리경쟁 등 고객유치 무한경쟁이 가속화돼 기회와 위기요소가 공존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오픈뱅킹 서비스 도입을 본격 논의 중인 가운데 오픈뱅킹 시장 변화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사진제공=KB국민은행, 픽사베이 / 그래픽=뉴스투데이]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기존 시중은행 중심의 오픈뱅킹 서비스를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으로 확대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이는 올해 초부터 금융위가 추진한 오픈뱅킹 관련 연구의 일환이다.

 

지난해 말 오픈뱅킹 서비스가 시행된 이후 시중은행은 주거래 고객을 잡기 위해 다양한 파격 혜택을 선보인 바 있다. 저축은행 역시 오픈뱅킹 시장에 참여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은행업권에 또 하나의 지각변동이 올 것으로 보인다.

■ 저축은행 오픈뱅킹 연내 도입 가능성↑…대면 채널로의 확대도 고려

 

금융위는 지난 1월 ‘오픈뱅킹 지속성 및 확장성 확보를 위한 고도화 방안 연구’의 입찰공고를 냈다. 지난해 12월18일 전면시행한 오픈뱅킹을 디지털 금융혁신 기반으로 자리잡게 하기 위해서다.

 

이는 참여기관 및 대면 채널로의 확대와 같은 ‘오픈뱅킹 생태계 확장’을 위한 내용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우선 오픈뱅킹 참여기관을 기존 은행·핀테크 기업에서 저축은행·상호금융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 이들 기관이 오픈뱅킹 참여를 위해 갖춰야할 필요조건과 참여 적정성 등을 검토하는 내용을 담았다.

 

모바일뱅킹, 즉 비대면으로만 이뤄지는 오픈뱅킹을 영업점 등 대면 채널로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관련 법적 쟁점과 시장에 미칠 영향력 등을 분석하는 것도 연구범위에 포함됐다. 이를 토대로 금융위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및 시행령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해당 연구는 금융연구원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선정돼 3월부터 연구에 들어갔다. 연구기간은 6월까지 총 4개월이다. 연구결과가 예정대로 6월말께 나온다면 저축은행의 오픈뱅킹 서비스 도입도 이르면 4분기 정도에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 A씨는 “오픈뱅킹 구축과 도입 일정 등은 저축은행 개별사들이 추진하기 어렵기 때문에 저축은행중앙회와 협업해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결제원 등이 집계한 오픈뱅킹 가입 현황은 지난달 18일 기준 3435만명이다. 등록 계좌 수는 5562만 계좌를 넘어섰고 일평균 거래량은 올초보다 33.7%(126만건) 정도 증가한 500만여건을 기록했다. 참여기관의 수는 은행 17곳(시중·특수·지방은행 포함)과 핀테크 업체 46곳 등 총 63곳으로 집계됐다.

 

특히 시중은행은 올초부터 오픈뱅킹 고객 유치전에 전격 돌입했다. 가입 시 우대금리를 적용해주고 이체 수수료 면제 등 파격 혜택을 제공했다.

 

고금리 예·적금 등 다양한 오픈뱅킹 전용 상품도 출시했다. 또한 타행 계좌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해주는 자산관리 서비스 등을 선보이면서 오픈뱅킹 시장을 활성화 시켰다.

■ 저축은행 비대면 채널 ‘빈익빈 부익부’ 완화…고금리 금융상품 등으로 고객 유치 경쟁↑ / 대면채널 영업 확대 시 중장년층 락인 효과↑

현재 저축은행업계의 비대면 채널은 빈익빈 부익부 구조다. 자체 전산망 구축이 어려운 저축은행이 이용하는 ‘SB톡톡 플러스’ 통합 시스템과 개별사의 자체 모바일앱으로 나뉘어 있다.

 

SB톡톡 플러스의 경우 저축은행중앙회의 전산망을 이용하는 75개 저축은행이 모여있다. 전체 79개사 중 94.9%가 이에 해당한다. 해당 앱으로 보유한 저축은행 계좌를 관리하고 비대면 저축은행 상품가입·대출신청 등을 할 수 있다.

 

자체 전산망이 구축돼 있는 SBI·웰컴저축은행 등은 자사 앱을 활용해 간편결제·송금부터 다양한 금융상품 프로모션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A씨는 “SB톡톡 플러스는 상대적으로 비대면 채널이 약한 2금융권이 하나의 협업 플랫폼으로 운영되는 데 의의가 있다”며, “특히 전산 구축이 힘든 중소형 저축은행의 디지털 전환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저축은행 관계자 B씨 역시 “지난해 앱을 리뉴얼하고 인터페이스를 고도화하는 등 개편을 통해 편리성을 강화했다”며, “저금리 기조까지 더해져 지금까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말 기준 SB톡톡 플러스의 예금 잔액은 2조3277억원으로 지난 1월에 비해 92%(1조1155억원) 급증했다.

 

이에 오픈뱅킹 서비스를 도입하게 되면 잠재 고객풀(pool)이 훨씬 넓어진다. 가입 고객의 시중은행 계좌 정보까지 조회할 수 있게 된다. 이를 기반으로 오픈뱅킹형 예적금 상품을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로 판매할 수 있는 채널을 가질 수 있다.

 

시중은행 예금금리는 17일을 기준으로 높아야 연 1.5%대 정도지만 저축은행은 최고 2.15%로 연 2%를 넘는 곳이 아직까지 꽤 있다.

 

A씨는 “특히 중소형사들은 1금융권에 비해 상품 경쟁력이 있어도 규모면에서 영세해 홍보 채널이 약했다”며, “오픈뱅킹 서비스 도입이 소위 이들 언더독(상대적 약자·underdog)에게 크게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오픈뱅킹이 영업점 등 대면 채널로도 확대되면 주고객군인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A씨는 “저축은행의 경우 대다수 중장년 고객들이 비대면보다 은행을 직접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며, “창구에서 오픈뱅킹에 대한 설명 고지 등을 비롯해 관련 업무를 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고금리를 앞세운 출혈경쟁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B씨는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간의 경쟁 뿐 아니라 저축은행 내에서의 경쟁까지 심화될 것”이라며, “특히 수신확보를 위한 특판경쟁이 더 과도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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